북한이 연기 중이다. 누군가를 속이기 위해서다. 남한과 대화를 하고 싶어하는 척 제스쳐를 취했지만 이는 그저 과장된 몸짓과 거짓된 웃음일 뿐이다. 남한의 제스쳐 하나에도 호들갑 떨면서 크게 반응한다. 진정 자신들의 행위는 다 잊은 채 남한측의 사사로운 부분을 지적하며 손가락질 한다.

 

누구를 위해 이런 쇼를 하고 있을까. 바로 지켜보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을 향해서다.

 

비유를 해보자. 두명의 사내가 대치하고 있다. 누군가 관심 없던 행인이 지나간다. 그 때 왼쪽에 선 사내가 행인이 못본 틈을 타 오른쪽에 선 사내를 뒷통수를 친다. 오른쪽에 선 사내는 화가 나 손을 들던 찰나에 왼쪽 사내는 화가난 듯 크게 호통을 친다. 자신을 지금 왜 때리려는 것이냐고. 앞선 상황을 모르는 행인은 왼쪽 사내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말만 듣고 위협을 가하는 오른쪽 사내를 비난한다.

 

북한의 실제 언행과 행동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이들은 앞에 상황을 생략한 채 우리의 행동만 부각시킨 북한의 발표와 과장된 제스쳐에 선동될 수도 있다. 정말 그런가보다 하면서 우리 정부가 좀 더 통 크게 나가야 했다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그들의 유치한 술수를 이제 많은 국민들이 알고 있기에 그나마 다행이다.

 

남북당국회담을 일방적으로 무산 시킨 북한. 마침내 공식입장을 밝혔다. 자신들은 회담에 털끝만한 미련도 없다고 한다.

 

조평통은 “북남당국 회담이 괴뢰패당의 오만무례한 방해와 고의적인 파탄책동으로 시작도 못해보고 무산되고 말았다”며 “남측은 이번 사태가 북남관계에 미칠 엄중한 후과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말한대로 북한의 선동질이다.

 

북한은 “남한이 통일부장관의 상대로 북한의 통일전선부장이 회담 단장으로 주장했지만 이는 우리 체제에 대한 무식과 무지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의 남북대화에서 당 중앙위원회 비서가 공식 당국대회에 한 번도 나선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북한이야말로 우리의 의지를 못 읽었다. 우리가 원하는 게 바로 그거다. 지금까지처럼 북한이 우위에 선 채로 하는 게 관행처럼 굳어진 것을 우리가 깨려고 하는 게 아닌가.

 

북한의 조평통은 사회단체에 불과한 것이 다 알려지지 않았는가. 북한 정치사전엔 ‘사회 단체들과 각계층 인사들을 망라해 조직된 사회단체’로 돼 있다. 다시말해 우리의 장관급과 동급이 아니며, 그들이 말하는 ‘상급’ 역시 아니란 얘기다.

 

사실 상급이란 얘기가 얼마나 애매모호한가. 그들이 주장하기 나름 아닌가. 처음부터 사회단체격인 조평통 서기국장을 데리고 나가 자신들이 우위에 서려는 의도가 아니라고 그 누가 장담할 수 있겠나.

 

북한은 “이 모든 것은 남측이 애당초 대화 의지가 없을 뿐 아니라 북남당국회담에 마지못해 끌려나와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회담에 장애를 조성하면서 지연시키고 파탄시키려는 생각밖에 없었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는 전형적으로 우리 국민을 노리고, 혹은 국내 좌파를 노리고 한 발언이다. 인터넷을 통해 국내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북한이다. 국민들 입맛에, 혹은 일부 좌파들 입맛에 맞는 시비거리를 던져준 거다.

 

비판적 시각으로 정부, 또는 보수정당을 바라보고 있는 이들에게는 이것만큼 그럴 듯한 얘기도 없을 것이다.

 

그 틈을 노리고 들어온 북한의 공격이 얼마나 많았던가. 천안함 폭침때도 그들은 자신의 짓이 아님을 위장하기 위해 남한정부가 자신들에게 덮어씌우려 한다면서 거짓말을 해댔다.

 

천안함 폭침사태가 터졌을 때 북한의 거짓말을 살펴보자. 130톤 연어급 잠수정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어뢰 수출관련 무기소개 책자를 배포하지 않았다면서 발뺌했었다. 또 자신들은 ‘1호’와 같은 호라는 표현을 쓰지 ‘1번’과 같은 번이란 표현은 쓰지 않는다고도 했고, 자신들은 기계로 숫자를 새기지, 매직으로 쓰지 않는다고도 했다.

 

그 정도 뜨거운 온도면 잉크가 완전히 타버린다고 주장은 물론, 합조단에 참여한 국가가 미국에 동조한 나라들로만 구성됐다면서 외부와 차단한 채 제한된 조사만 했고 반대자를 추방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인터넷을 두루 살피고 그 중 동조자들이 많이 나올 거 같은 주장들만 외친 것이다. 일부에서는 그 주장을 그대로 주워 섬기며 정부 비난에 나섰을 것이다. 북한이 딱 원하던 바다.

 

하지만 실제로 2006년 9월 구글어스 사진에는 북한의 연어급 잠수정 3척이 나타나며 북한의 130톤급 잠수정은 지난 2003년 이란에 수출한 사례를 확인한 바 있다. 북한에 있는 130톤급 잠수정이 식별된 정찰위성 사진도 갖고 있다. 또 북한의 무역회사가 작성해 제3국에 제공한 어뢰설계도를 확보했다.

 

카이스트의 한 교수는 고열에도 잉크가 타지 않는 것을 증명한 논문을 내기도 했다. 또 탈북자의 증언과 북한의 ‘조선국어대사전’ 등을 확인한 결과 ‘호’와 ‘번’이 모두 쓰이고 있으며 2003년 입수한 북한 시험용 어뢰에는 4호라는 수기로 표현된 기록이 있었을 뿐 기계로 새긴 것은 없었다. 합조단 참가 국가는 미국, 영국, 호주, 스웨덴인데 이중 스웨덴은 중립국이며 모든 조사결과는 조사관들의 만장일치로 확인한 것이었다.

 

북한의 이 모든 거짓발언들은 우리 국민들 앞에서 하는 연기와 쇼라고 보면 된다. 잘 모르거나 의심을 품고 있던 일부 우리국민들에게 그들이 원하는 답을 당사자인 북한이 답해줌으로써 의심이 많던 국민들에게 자신들이 가진 의혹이 맞다고 힘을 실어주는 것이다.

 

결국 우리 정부를 불신하게 만드는 결과로 이어지며 이를 이용하면 북한이 원하는 종북좌파의 힘이 커지는 것은 물론, 정권까지 잡아챌 수 있다.

 

자유진영 단체들이 괜히 이번 대선에 위기감을 느끼고 통진당 반대를 외쳤던 게 아니다. 그들이 국내 제3정당까지 올라갈 수 있었던 것도 결국 반정부 여론 때문이 아니었던가.

 

북한의 쇼를 잘 보라. 그 과장된 헐리우드 제스쳐를 잘 보면 그들의 발표와 언행들이 무척 재밌게 느껴질 것이다. 그 가증스러운 이면을 들여다보면 인터넷이나 언론을 통해 우리 사회의 의혹과 불만들을 살핀 후 거기에 딱 들어맞는 주장을 하고 있는 북한이 보인다.

 

또 종북좌파를 비롯한 일부 야권세력들은 그 주장을 그대로 주워섬기고 있다. 우리 국민들의 뒤에 서서 정부를 욕하게 만들고 불신을 키우게 만드는 일을 도와주고 있다는 얘기다.

 

남북회담 무산에 대한 책임을 북한에게는 일언반구도 묻지 않고 우리 정부 탓만 크다고 비판만 하는 세력. 우리를 지키기 위한 군사훈련을 못하게 막고, 북한에게 머리를 조아리라고만 하는 세력. 모든 책임을 우리에게만 묻는 세력들. 그것이 의도된 것이든, 선동당한 것이든 결과적으로 북한과 서로 협력하는 관계에 놓여있음은 확실하다.

 

김승근 편집장 hem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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