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두바이유가 123달러로 금융위기 이후 최고로 치솟았다. 이번 유가 급등은 일반적인 소비 급증 등의 이유가 아닌 공급에 차질이 생겨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제3차 오일 쇼크’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미국과 이란의 대결이 장기화되며 지속적인 유가 오름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제조업체들은 아무런 대책없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전국 제조업체 300여개사를 대상으로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기업 피해’를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81.6%가 “국제유가 상승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답했다고 12일 밝혔다.

 

이중 “피해가 매우 심각하다”는 응답이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에서 많이 나와 중소기업이 받는 타격이 더 큰 것으로 드러났다.

 

구체적인 피해 내용은 ‘생산비용 상승에 따른 채산성 악화’(50.2%), ‘원료가격 상승에 의한 자금난’(39.8%), ‘제품가격 인상에 따른 가격경쟁력 저하’(29.1%) 순으로 나타났다.

 

‘실제 구매하거나 도입하는 유류가가 지난해 연말에 비해 어느 정도 상승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10% 이하’라는 응답이 63.3%로 가장 많았지만 ‘11~20%’란 응답도 23.3%에 달했다.

 

반면 유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은 많지만 마땅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기업은 거의 없었다. 응답기업의 95.7%가 “국제유가 상승에 대한 별도의 대응책이 없다고 답한 것이다.

 

국제유가 상승분을 제품가격에 반영하지 못했다는 답변도 78.4%에 달했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 원인에 대해서는 ‘이란사태로 인한 원유 수송제한에 대한 우려’를 64.9%로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신흥국 등을 중심으로 한 원유 수요 증가’가 24.9%, ‘주요 산유국의 원유 생산 및 공급능력 한계’가 14.1%, ‘과잉 유동성에 따른 투기수요’가 6.9%였다.

 

기업들은 국제유가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는데, 올 상반기 동안 국제유가가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한 기업이 73.5%에 달했다.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응답이 16.7%, ‘점차 하락할 것’이란 응답은 2.6%에 그쳤다.

 

국제유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과제로는 ‘유류세 인하’가 57.4%, 정부 비축물량 공급 확대가 19.7%, 수입관세 인하가 17.7%, 산업용 원료 대상 개별소비세 면제가 14.1%로 나타났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최근의 국제유가 상승으로 생산비용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특히 중소기업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부는 유류세 인하와 비축물량 공급 확대 등을 검토해 유가 안정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미국이 이란 핵 개발을 이유로 무역로를 압박하자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할 수도 있다는 선언을 했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 전세계 유가공급에 큰 차질을 빚게 된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봉쇄시 막히는 1,700만 배럴은 1차 석유파동 때보다 세 배가량 많은 양이다. 이는 단숨에 배럴당 150달러에서 200달러까지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원유값이 단숨에 25% 뛰면 한국처럼 원유 수입이 많은 나라는 2년 안에 경제성장률이 1%p 이상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뉴스파인더 최원영 기자 lucas201@news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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