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8일 "일시적으로 (정유사에 기름 값을) 얼마 깎으라고 하는 것은 무리한 정책이다. 이런 것은 효과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 "기름값이 많이 올라가고 있는데 주유소마다 (리터당) 2000원이 넘는다는 보도가 있다. 심리적으로 (국민들의) 부담이 크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가 방관하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면서 "일시적으로 깎아봐야 조금 지나면 다시 똑같아진다"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해 지식경제부가 강압적으로 정유사들을 압박해 기름값 인하를 유도했던 정책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점을 시인한 것으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세울 것을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또 "유류값이 상승하는 것이 현재 맞는 것인지, 다른 주위국가들도 이렇게 올라가는 지 확인해보라"고 지시했다.

 

이어 "일본은 물가상승률이 2% 이하라는데 오히려 인플레 정책을 써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있다"면서 "같이 원유 쓰고 하는데 왜 일본은 영향을 받지 않는지, 일본과 우리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지경부와 기재부가 물가관리를 과학적으로 하고 있는지 등을 다시 한 번 살펴보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주 5일제 수업 시행 대책과 관련 "대부분 학생들이 움직여야 되는데 현장 체험 등이 예산 편성 없이 가능한 일이냐"라면서 "주 5일제에 맞춰서 토요일 같은 경우는 학교 내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연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아이들 보다는 학교도 문 닫고 집에 가도 할일 없고 반겨 줄 수 없는 아이들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데 이렇게 하기 위해선 상당히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교장선생님들이나 학교 선생님들 하고도 논의해봐야 현실적인 대안이 나온다. 계획을 재수립해서 다시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이와 관련, 박 대변인은 "꼭 필요한 애들한테 적용될 수 있는 대책을 준비해야지 일상적인 판단으로 하려 하지 말라는 뜻"이라며 "예산 대책까지 세워야 하고 이런 면을 다시 보라는 지시"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의 설탕 직수입과 관련해선 "설탕 직수입을 했는데 어찌 유통되고 있는지 살펴봤는지 살펴보라"며 "직수입해서 싸게 제공하면 원가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체크해봐야지 공급만 할 게 아니다. 관리가 중요한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래서 최종소비자에게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과학적으로 고민을 해 달라. 그리고 과거방식에서 탈피해서 체크 해달라"면서 "막연하게 접근해서는 안 된다. 설탕값도 올라가고 나면 내려가지 않는다. 고민 많이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원당과 원유의 경우 수입되는 시점이 3개월 전인데 국제가격 상승이 곧바로 소비자 값에 반영되는 것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고속도로 통행료 주말할증에 대해 "잔돈 내주고 계산하느라 시간이 더 걸린다면 오히려 국민들에게 불편을 주는 것 아니냐"며 "이런 것도 여러 가지를 고려하고 시행 전 시뮬레이션을 다양하게 해서 국민들에게 불편을 주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내수경기가 안되는데 주말에 사람이 다녀서 내수경기가 진작되게 이런 것도 종합적으로 검토해달라"면서 "물가, 내수경기 등 현장을 많이 확인해서 일어날 수 있는 결과를 예측하고 예방할 수 있도록 정책을 수립해달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가 거창한 정책을 발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활과 밀접한 정책에서 국민들을 불편하게 하고 짜증나게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다시 한 번 살펴봐라"며 "오르는 것도 짜증나는데 불편하게 해서 두 번 짜증나게 해서야 되겠느냐"고 덧붙였다.

 

 

뉴스파인더 권순익 기자 ciaag@news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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