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새누리당 대표(4선·서울 동대문을)는 8일 본인의 4·11 총선 출마 문제와 관련해 “총선 불출마를 포함한 모든 거취 결정을 당에 일임하겠다”고 밝혔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당의 쇄신 노력에 부응하기 위해 19대 공천 신청을 하지 않고 한나라당(새누리당)과 대한민국을 위해 앞으로 무엇을 더 해야 할지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4년 전 저희 당을 믿고 나라를 맡겨주신 국민 여러분의 뜻에 부응하지 못하고 새누리당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추락한 점에 대해 당 대표를 지낸 저로서는 무척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 “10년 만에 정권을 되찾은 이후, 한 마음으로 당 운영하지 못하고 친이-친박 갈등 속에서 허송세월을 되돌아보면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지난 4년에 대한 소회를 털어놨다.

 

홍 전 대표는 “현재 지역구에 다시 전략공천 할지 말지, 지도부에 판단해 달라는 뜻이냐”는 질문에 “재신임을 묻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지도부에서 2008년과 같은 사감에 의한 공천, 그리고 당 분열 시키는 공천 안했으면 한다”고 답했다.

 

“현재 지역구 사정이 안 좋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분위기 속에서도 9번에 걸친 국회의원 선거에서 단 한 번도 민주당에 진 일이 없다”면서 “정권은 계속 바뀌었지만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내 지역구가 단 한 번도 진 일이 없다”고 일축했다.

 

다만 그는 “다른 곳을 맡기면 응하겠냐”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겠다”고 답변을 유보해 정치 일선에서는 후퇴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또 “아마도 오는 18일 전에 한 번 더 다른 문제를 갖고 간담회를 할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홍 대표의 이날 발언을 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중진 용퇴론’에 대한 ‘선제성 승부수’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공천 심사라는 타의적인 수단보다는 전직 대표로서 먼저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자세로 책임론에서 비켜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총선 불출마 선언에도 영남권 중진의원들의 ‘용퇴’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박 위원장의 쇄신 동력에 힘을 보탠다는 의미도 있다.

 

한편 홍 전 대표는 “나는 한나라당 마지막 대표”라며 이날 기자회견 내내 ‘새누리당’이라는 새 당명을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뉴스파인더 김봉철 기자 (bck0702@news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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