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5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상세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범호 기자] 정부가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5.2% 늘어난 639조원으로 편성했다.

복합 경제위기 상황에서 재정의 안전판 기능을 확보하고자 건전재정으로 재정기조를 전면 전환하는 것이다.

정부는 30일 국무회의를 열고 2023년 예산 정부안을 확정했다.

정부는 내달 2일 내년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내년 예산은 올해 본예산(607조7천억원)보다 5.2% 늘린 639조원으로 편성됐다. 

내년 본예산 총지출 증가율(5.2%)은 2017년 3.7%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 기획재정부 제공)

내년 본예산이 추가경정예산안까지 포함한 전년도 총지출(679조5천억원)보다 감소하는 것은 2010년 이후 13년 만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복합 경제위기 상황에서 재정 안전판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이에 따라 내년 예산은 건전재정 기조로 편성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내년에 역대 최대 규모인 24조원 상당의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로 했다.

코로나19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내놨던 지역사랑상품권은 중앙정부 예산안에서 전액 삭감, 지방자치단체의 고유업무로 되돌렸다.

공무원 보수는 서기관(4급) 이상은 동결하고 장차관급은 10%를 반납하기로 했다.

이런 기조 전환의 결과로 내년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58조2천억원(국내총생산·GDP 대비 2.6%)으로 올해 예상치인 110조8천억원(GDP 대비 5.1%)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

내년 국가채무는 1천134조8천억원(GDP 대비 49.8%)으로 올해 1천68조8천억원(GDP 대비 49.7%)보다 증가 속도를 둔화시켰다.

코로나 한시 지출 종료와 재정분권이 동시에 영향을 미치면서 중앙정부의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분야 지출은 18.0%, 사회간접자본(SOC)은 10.2%, 문화·체육·관광 분야는 6.5%씩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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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런 긴축을 통해 마련한 예산을 서민·사회적 약자 보호에 집중하기로 했다.

내년 기준 중위소득을 2015년 도입 이후 최대폭(5.47%) 인상해 기초생활보장 지원을 2조4천억원 늘린다. 장애수당은 월 4만원에서 6만원으로, 기초연금은 30만8천원에서 32만2천원으로 올린다.

반지하·쪽방 거주자가 민간임대(지상)로 이주할 경우 최대 5천만원을 융자하고, 보증금 2억원 이하 사기 피해 시 최대 80%를 빌려주는 프로그램도 가동한다.

사회복지 분야의 내년 지출 증가율은 5.6%로 내년도 총지출 증가율(5.2%)을 상회한다. 저소득층과 아동·청소년, 장애인 등 취약계층 지출만 보면 증가율이 12%에 달한다.

소상공인 채무조정과 재기 지원, 경쟁력 강화에는 총 1조원을 투입한다. 장바구니 부담 완화 차원에서 농축수산물 할인쿠폰 발행 규모는 1천690억원으로 올해보다 2배 확대한다.

민간 주도 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반도체 전문 인력양성, 연구·개발, 인프라 구축에 총 1조원을 투자하고, 원자력 생태계 복원 차원에서 소형모듈원자로, 원전해체기술 개발 등 차세대 연구·개발을 지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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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 대비 차원에서 대심도 빗물 저류터널 3곳을 신설한다. 보훈급여는 2008년 이후 최대폭인 5.5%를 인상한다.

병장 봉급(사회진출지원금 포함)은 올해 82만원에서 내년 130만원으로 늘리고, 0세 아동 양육가구엔 월 70만원 부모급여를 지급한다.

청년 원가주택과 역세권 첫집은 올해 5만4천호를 공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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