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지 기자] 지난 10년간 기업의 생산성 향상 정도와 비교해 임금 상승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2011∼2021년 상장사의 인건비 및 실적 추이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전경련에 따르면 상장사 직원 1인당 평균 연간총급여는 2011년 5천593만원에서 2021년 8천16만원으로 43.3% 증가했다.

같은 기간 1인당 매출액 증가율 12.5%(2011년 9억6천만원→2021년 10억8천만원)의 약 3.5배에 달하는 수치다.

▲ 2012∼2021년 상장사 직원 1인당 매출액 및 연간총급여 증가율 [전경련 제공]

10년간 상장사 직원 1인당 전년 대비 연간총급여 증가율은 2012년, 2017년, 2021년 3개년을 제외하고 전부 1인당 매출액 증가율을 웃돌았다.

특히 2013∼2016년과 2019∼2020년에는 1인당 매출액이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음에도 1인당 연간총급여는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경련은 반도체 호황기였던 2017년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저효과 및 IT·게임·통신 등 비대면 업종의 호실적이 두드러진 2019년을 제외하면 인건비 증가율이 매출액 증가율을 줄곧 앞질렀다고 설명했다.

10년간  매출액 대비 연간총급여 비율이 가장 많이 오른 업종은 여행사 및 여행보조 서비스업으로 10.1%포인트(p)에 달했다. 이어 영화, 방송프로그램 제작 및 배급업(9.6%p), 고무제품 제조업(7.0%p), 건축기술, 엔지니어링 서비스업(6.7%p), 인쇄물 출판업(6.5%p), 전기 및 통신 공사업(6.1%p), 음·식료품 및 담배 도매업(5.8%p), 금속 가공제품 제조업(4.0%p), 선박 건조업(3.8%p), 화학섬유 제조업(3.7%p) 순으로 나타났다.

▲ 지난 10년간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율 증가 상위 10개 업종 [전경련 제공]

한국의 노동비용 상승 속도는 미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 등 주요 5개국(G5)보다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를 보면 지난 10년간(2009∼2019년) 한국의 제조업 근로자 1인당 노동비용(총급여)은 37.6% 증가했지만, 1인당 노동생산성(실질 부가가치)은 29.1% 늘어나는 데 그쳤다. 노동비용 증가율이 노동생산성 증가율을 앞지른 것이다.

같은 기간 G5의 평균 노동비용 증가율과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각각 23.6%, 22.3%였다.

한국 제조업 근로자의 노동비용 증가율(37.6%)이 G5 평균(23.6%)보다 약 1.6배 높은 수준이다. 노동비용과 노동생산성 증가율 간의 격차도 8.5%p에 달해 G5 평균(1.3%p)보다 훨씬 컸다.

▲ 한국 VS G5국가 제조업 근로자 1인당 노동생산성 및 노동비용 지수 비교 [전경련 제공]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생산성 향상에 비해 과도한 임금 인상은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제품 가격 인상을 부추겨 물가 상승을 초래하는 악순환을 야기한다"며 "대내외적 경영 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기업이 생존하고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급격한 임금인상을 자제하고 노사가 함께 생산성을 높일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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