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가계빚 여전히 GDP 대비 세계 1위 [사진=연합뉴스]

[윤수지 기자] 우리나라의 가계 빚(부채)가 국가 경제 규모를 고려할 때 세계 36개 주요국(유로지역은 단일 통계)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더구나 일본, 미국 등 주요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이 코로나19 위기 정점을 지나면서 1년 전보다 4%포인트(p) 이상 떨어진 것과 비교해 한국의 하락률은 0.7%포인트에 그쳤다.

기업 부채의 경우 줄어들기는커녕 증가 속도가 세계 2위에 오를 만큼 더 빨라졌다.

다른 나라들과 견줘도 아직 심각한 민간(가계+기업) 부채 위험은 물가와 더불어 한국은행의 향후 기준금리 인상의 주요 명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6일 국제금융협회(IIF)의 세계 부채(Global Debt)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세계 36개 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을 조사한 결과, 한국이 104.3%로 가장 높았다.

이어 레바논(97.8%), 홍콩(95.3%), 태국(89.7%), 영국(83.9%), 미국(76.1%), 말레이시아(72.8%), 중국(62.1%), 일본(59.7%), 유로 지역(59.6%)이 10위 안에 들었다.

조사 대상 국가 가운데 우리나라만 유일하게 가계 부채가 경제 규모(GDP)를 웃돌았다.

1년 전인 작년 1분기와 비교하면, 한국의 가계 부채 비율은 105.0%에서 104.3%로 0.7%포인트(p) 낮아졌지만 한국의 하락 폭(0.7%포인트)은 영국(7.2%포인트), 미국(4.7%포인트), 일본(4.6%포인트), 유로지역(2.9%포인트) 등과 비교해 뚜렷하게 작았고 그 결과 작년 2분기 말 얻은 '가계 빚 세계 1위' 타이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홍콩(91.8→95.3%·+3.5%포인트), 브라질(36.4→37.6%·+1.2%포인트), 중국(61.5→62.1%·+0.6%포인트), 가나(2.5→2.8%·+0.3%포인트), 이집트(8.8→9.1%·+0.3%포인트), 나이지리아(7.1→7.3%·+0.2%포인트)를 제외한 모든 나라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년 전과 비교해 같거나 떨어졌다.

우리나라 기업의 부채 비율이나 증가 속도도 최상위권이었다.

GDP 대비 한국 비금융기업의 부채 비율은 1분기 현재 116.8%로 홍콩(281.6%), 레바논(223.6%), 싱가포르(163.7%), 중국(156.6%), 베트남(140.2%), 일본(118.7%)에 이어 일곱 번째로 높았다.

특히 우리나라 기업의 부채 비율은 1년 사이 5.5%포인트(111.3→116.8%)나 뛰었는데, 이런 상승 폭은 베트남(129.3→140.2%·+10.9%포인트)에 이어 36개국 가운데 두 번째로 컸다.

반면 정부 부문 부채의 GDP 대비 비율(44.6%)은 25위, 1년간 정부 부채 비율 증가 속도(45.8→44.6%·-1.2%포인트)는 15위로 중위권이었다.

경제 규모와 비교해 정부 부채가 가장 많은 나라는 일본(248.7%)이었고, 부채 증가 속도는 레바논(186.6→202.2%·15.6%포인트), 태국(47.4→53.7%·6.3%포인트)이 1, 2위를 차지했다.

IIF는 보고서에서 "GDP 대비 세계(조사대상국 전체) 부채(가계+기업+정부+금융부문) 비율은 약 348%로, 2021년 1분기 정점보다 15%포인트 정도 낮아졌고 특히 EU 국가들에서 큰 개선이 있었다"고 밝혔다.

IIF는 "하지만 한국, 베트남, 태국 등은 (자국 기준으로) 최대 증가 기록을 세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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