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가계 주식투자·차입 또 다시 사상최대 [연합]

[윤수지 기자] 지난해 가계가 주식 투자를 위해 굴린 돈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의 금융기관 차입금(대출)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7일 공개한 '2021년 자금순환(잠정)' 통계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 운용액은 141조2천억원으로, 2020년 대비 48조7천억원 감소했다.

순자금 운용액은 해당 경제주체의 자금 운용액에서 자금 조달액을 뺀 값으로, 보통 가계는 이 순자금 운용액이 양(+)인 상태에서 여윳돈을 예금이나 투자 등의 방식으로 기업이나 정부 등 다른 경제주체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자금운용·조달 추이[한국은행 제공.]

작년 가계의 순자금 운용액 감소는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소비가 본격적으로 늘어 그만큼 여윳돈도 줄었기 때문이다.

자금 운용을 부문별로 나눠보면, 가계의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비거주자 발행주식 제외)가 92조5천억원으로 2020년 대비 36조9천억원 늘어 2009년 통계 편제 이래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투자펀드를 제외하고 가계는 작년 국내외 주식에만 110조5천억원의 자금을 운용했다.

한해 거주자 발행 주식 및 출자지분(국내주식) 87조6천억원어치와 비거주자 발행주식(해외주식) 22조9천억원어치를 취득했는데, 이는 각각 역대 최대 규모다.

▲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국내외 주식 취득액 추이[한국은행 제공.]

작년 말 기준 가계의 국내주식(944조6천억원)과 해외주식 취득 잔액(77조3천억원) 역시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에 따라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전체 금융자산 내 주식의 비중도 2020년 말 19.4%에서 지난해 말 20.8%로 늘어 처음 20%를 넘어섰다.

다만 상반기 가계의 국내외 주식 취득액은 80조9천억원(국내 65조6천억원+해외 15조3천억원)에 이르는 데 비해 하반기 주식 취득액은 29조6천억원(국내 22조원+해외 7조6천억원)에 그쳤다.

반대로 장기저축성예금은 상반기 10조6천억원 감소에서 하반기 16조1천억원 증가로 돌아서면서 금리 인상 등과 함께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경향을 보였다.

지난해 가계의 자금 조달액도 역대 가장 많았다. 가계의 자금 조달 규모는 192억1천만원으로, 이 가운데 금융기관 차입이 189조6천만원에 이른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의 대출 등 자금조달 규모가 늘어난 것은 주택 관련 대출 수요가 이어진데다 소비 회복으로 판매신용(결제 전 카드사용액 등)도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비금융법인기업 자금운용·조달 추이[한국은행 제공.]

비금융 법인기업의 경우 작년 순조달 규모가 74조3천억원으로 2020년(89조6천억원)보다 줄었다. 수출 호조 등으로 기업의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 자금 사정이 좋아졌기 때문이라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다만 지난해 대출(174조4천억원)과 주식발행(64조3천억원)을 통한 자금조달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정부 부문의 순조달 규모도 1년사이 20조6천억원에서 12조7천억원으로 축소됐다.

코로나19 등에 대응해 적극적으로 재정을 집행하면서 정부 소비가 늘었지만, 국세 수입이 더 많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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