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지 기자] 지난해 혼인 건수가 20만건 이하로 떨어지며 역대 최저 기록을 갈아치웠다.

통계청이 17일 발표한 '2021년 혼인·이혼 통계'(혼인·이혼신고서 접수 기준)를 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19만3천건으로 1년 전보다 9.8% 줄었다.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70년 이래 최저 수준이다.

혼인 건수는 10년 전인 2011년 32만9천건이었으나 2016년(28만2천건) 20만건대로 떨어졌고 5년 만에 10만건대로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혼인 건수는 2011년의 58.7% 수준에 불과하다.

혼인 건수는 60대 미만 연령대에서 모두 감소했는데 남자는 30대 초반(-10.3%), 여자는 20대 후반(-14.4%)에서 가장 많이 감소했다.

인구 1천명당 혼인 건수를 나타내는 조혼인율도 지난해 3.8건으로 전년 대비 0.4건 줄며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노형준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최근 혼인 감소 폭이 큰 편인데 혼인을 많이 하는 연령층인 30대 인구의 감소, 미혼 남녀의 결혼에 대한 가치관 변화, 코로나19 영향에 의한 결혼 연기와 국제결혼 감소를 그 이유로 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결혼이 전제되거나 결혼이 선행되고 나서 출산을 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혼인 건수 감소는 향후 출생아 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노 과장은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벗어나고 나면 그동안 지연됐던 혼인이 증가할 여지가 있고 30대 초반 인구가 다소 증가할 걸로 예상되는 부분도 있어서 향후 혼인 건수 감소 폭을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2012년부터 10년간 계속 혼인 건수가 감소했고 작년 혼인 건수가 10만건대인 점을 고려하면 향후 몇 년간 출생아 수에는 부담이 되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 통계청 제공.

조혼인율은 세종(4.5건)·경기(4.1건)·제주(4.0건) 등이 상대적으로 높고, 전북(3.0건), 대구·경북(3.1건) 등은 낮았다.

지난해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 33.4세, 여자 31.1세로 각각 0.1세, 0.3세 상승했다.

10년 전보다 남자는 1.5세, 여자는 1.9세 높아진 것이다.

서울의 경우 남자의 평균 초혼 연령이 33.9세, 여자는 31.9세로 전국 평균보다 더 높았다.

여자의 연령별 혼인율(해당 연령 인구 1천명당 혼인 건수)은 30대 초반 40.8건, 20대 후반 38.2건, 30대 후반 13.8건 순으로, 지난해 처음으로 30대 초반 혼인율이 20대 후반 혼인율보다 높았다.

남자의 연령별 혼인율은 30대 초반 42.1건, 20대 후반 22.0건, 30대 후반 19.5건 순이었다.

전체 혼인 건수의 연령별 구성비를 보면 남자는 30대 초반(30∼34세) 36.0%, 20대 후반(25∼29세) 21.3%, 30대 후반 18.6%, 40대 초반 7.7% 등 순으로 비중이 컸다.

여자는 20대 후반(33.0%), 30대 초반(32.1%), 30대 후반(12.6%), 40대 초반(5.4%)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 통계청 제공.

초혼 부부 중 남자 연상 부부 비중(64.2%)이 1.1%포인트 줄어든 반면 여자 연상 부부(19.2%)와 동갑(16.6%) 비중은 각각 0.7%포인트, 0.4%포인트 늘었다. 

지난해 이혼 건수는 10만2천건으로 전년 대비 4.5% 감소했다.

유배우 이혼율(유배우 인구 1천명당 이혼 건수)은 4.2건으로 전년보다 0.2건 줄었다.

평균 이혼 연령은 남자 50.1세, 여자 46.8세로 각각 전년보다 0.8세씩 올랐다.

혼인 지속 기간별 이혼 구성비는 0∼4년(18.8%), 30년 이상(17.6%), 5∼9년(17.1%) 등의 순이었다.

▲ 통계청 제공.

혼인 지속 기간 30년 이상인 부부의 이혼 건수가 전년 대비 7.5% 늘었고 나머지는 모두 감소했다.

연령별 이혼율은 남자는 40대 후반이 7.4건으로 가장 높았고 여자는 40대 초반이 7.8건으로 가장 높았다.

외국인과의 혼인은 1만3천건으로 전년보다 14.6% 감소했고 외국인과의 이혼은 6천건으로 전년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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