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추 안내 현수막 [사진=연합뉴스]

[윤수지 기자] 금리 상승과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은행권 가계대출이 3개월 연속 줄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천60조1천억원으로 1월 말보다 1천억원 줄었다.

지난해 12월(-2천억원), 올해 1월(-5천억원)에 이어 3개월째 감소세다. 은행권 가계대출이 석 달 내리 줄어든 것은 한은이 2004년 관련 통계 속보치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가계대출 증감을 종류별로 보면,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잔액 782조8천억원)은 한 달 사이 1조8천억원 불었다. 반면 증가 폭은 1월(2조2천억원)보다 줄었다.

늘어난 주택담보대출 1조8천억원 가운데 전세자금 대출은 1조4천억원을 차지했다. 전세자금 대출 증가액은 전월과 같았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276조1천억원)의 경우 한 달 새 1조9천억원 감소했다. 감소 폭이 지난해 12월(-2조2천억원)이나 올해 1월(-2조6천억원) 보다는 작지만, 2월 기준으로는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기록이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대출의 감소 배경에 대해 "금리 인상과 은행의 대출 태도 강화, 당국의 대출 규제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추세와 관련해서는 "최근 은행들이 가계대출 영업을 다시 강화하는 움직임"이라며 "가계대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추세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의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 대출도 지난달 2천억원 감소했다. 주택담보대출은 2조6천억원 증가한 반면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2조9천억원 줄었다.

업권별로는 은행권에서 1천억원, 상호금융을 중심으로 제2금융권에서도 1천억원 축소됐다.

기업의 2월 말 기준 은행 원화대출 잔액은 1천85조3천억원으로 한 달 새 6조3천억원 늘었다.

대기업 대출이 7천억원 늘었고, 중소기업 대출도 시설자금과 코로나19 자금 수요를 중심으로 5조6천억원 증가했다. 중소기업 가운데 개인사업자 대출 역시 2조7천억원 더해졌다.

2월 은행의 전체 기업 대출 증가액(6조3천억원)과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5조6천억원)은 모두 2월 기준으로는 2009년 6월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래 최대 증가폭이다.

여신(대출)이 아닌 은행의 수신 잔액은 2월 말 현재 2천144조7천억원으로 1월 말보다 25조7천억원 증가했다.

수신 종류별로는 기업·지방자치단체의 여유자금 유입 때문에 수시입출식예금이 21조4천억원 늘었고, 정기예금도 은행의 기업자금 유치 노력과 예금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7조2천억원 증가했다.

자산운용사의 수신도 2월 한 달간 2조9천억원 늘었다.

기타 펀드에 4조원, 주식형펀드에 1조3천억원이 유입됐지만, 머니마켓펀드(MMF)에서는 3조8천억원이 빠져나갔다. 정부 운용 자금이 유출됐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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