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가 2.5% 상승…10년만에 최고치 기록 [사진=연합뉴스]

[윤수지 기자]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5%를 기록하며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상승과 소비 회복으로 석유류, 서비스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소비자물가지수가 102.50(2020년=100)으로 작년보다 2.5% 상승했다.

연간 물가 상승률은 2019년(0.4%)과 지난해(0.5%) 2년 연속 0%대에 그쳤으나, 올해는 2%대로 뛰어올라 2011년(4.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와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 개인서비스, 농축수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연간으로 물가 상승률이 2%대 중반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통계청이 이달부터 적용한 2020년 기준 신(新)지수가 아닌 기존 2015년 기준 구(舊)지수를 적용하면 올해 연간 상승률은 2.4% 수준으로 추정된다.

체감물가를 설명하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3.2% 올라 2011년(4.4%)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따른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1.8% 올랐다. 2015년(2.2%)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올해 물가 상승률이 2%대 중반으로 치솟은 것은 농축수산물과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수요 회복 등이 맞물린 영향이다.

농축수산물은 올해 8.7% 올라 2011년(9.2%)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달걀(41.3%), 파(38.4%), 사과(18.5%), 돼지고기(11.1%), 국산 쇠고기(8.9%) 등의 오름폭이 컸다.

공업제품은 2.3% 올라 2012년(2.8%) 이후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특히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석유류는 15.2%나 올라 2008년(19.1%)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개별 품목별로는 휘발유가 14.8%, 경유가 16.4%, 자동차용 LPG가 18.0% 상승률을 나타냈다.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공급 측 요인의 물가 기여도가 커지면서 올해 연간 물가 상승의 53.2%를 차지했다.

우윳값 상승 등으로 가공식품도 2.1% 상승했다. 다만 전기·가스·수도는 도시가스와 전기료 인하로 2.1% 하락했다.

올해 서비스는 2.0% 올랐다.

집세가 1.4% 상승했는데 이는 2017년(1.6%)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전세(1.9%), 월세(0.7%)가 모두 올랐고, 이 중 월세는 2014년(1.0%)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등으로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외식 생선회(5.7%) 등 개인 서비스는 2.6% 올랐다.

한편 12월 소비자물가 지수는 104.04(2020년=100)로 1년 전보다 3.7% 상승했다.

전월의 3.8%보다는 소폭 줄었으나 4분기 3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보인 것이다.

12월에는 농축수산물(7.8%), 공업제품(4.7%), 전기·가스·수도(1.4%), 집세(2.0%), 공공서비스(0.9%), 개인 서비스(3.4%)가 일제히 올랐다.

다만 공업제품 상승률은 11월(5.2%)보다 소폭 줄었다.

어 심의관은 "정부의 유류세 인하 정책 등으로 석유류 가격 오름세가 많이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 보면 농축수산물 중에는 달걀(33.2%), 수입 쇠고기(22.2%), 배추(55.6%) 등이 많이 올랐고 휘발유(21.0%), 경유(26.6%), 자동차용 LPG(36.5%) 등 석유류도 여전히 상승률이 높았다.

전세(2.8%), 월세(1.1%) 등 집세 부담도 상당했고 개인 서비스 중에는 공동주택관리비(4.4%), 보험서비스료(9.4%), 구내식당 식사비(4.7%) 등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당분간 고물가 상황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어 심의관은 "국제유가나 곡물·원자재 가격, 글로벌 공급망 등 상황이 크게 완화되고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면서 "완화된다고 하더라도 시차가 있으므로 당분간은 상당히 높은 오름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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