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 기자] 미국에서 5∼11세 어린이를 상대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3일(현지시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전날 미 질병통제예방센터가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을 5∼11세에 접종하라고 권고한 것을 마지막으로, 거쳐야 할 모든 규제 절차가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CNN은 최신 미 인구조사국의 데이터를 인용해 5∼11세까지로 백신 접종 자격이 확대되면서 미국 전체 인구의 약 94%인 3억883만여명이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전날 CDC의 승인이 떨어진 것과 거의 동시에 코네티컷주의 의료법인 하트퍼드 헬스케어에서 6명의 아이가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고 전했다.
네드 러몬트 코네티컷 주지사는 2일 밤 트위터에 글을 올려 자신의 주는 27만8천명으로 추정되는 접종 자격을 갖춘 어린이들에게 백신을 맞힐 준비가 됐다면서 "데이터는 분명하다: 이 백신은 아이들에게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텍사스아동병원은 CDC의 백신 승인 뒤 백신 예약 신청이 몰리면서 추수감사절(11월 25일) 주간까지 거의 3만7천건의 예약이 잡혔다고 밝혔다.
이 병원 대변인은 최근 닷새간 엄청나게 많은 예약 신청이 들어오면서 한때는 분당 평균 120건에 달한 적도 있다고 전했다.
비영리연구소 카이저가족재단(KFF)이 지난달 28일 내놓은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5∼11세 자녀를 둔 부모 가운데 백신을 곧장 맞히겠다는 응답자는 27%에 그쳤다.
3분의 1은 백신이 다른 어린이들에게 어떤 효과를 내는지 지켜보겠다고 답했다.
또 76%는 '매우' 또는 '어느 정도' 장기적인 부작용이 걱정된다고 했고 특히 66%는 아이들의 미래 출산능력에 끼칠 영향이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CNN에 나와 일부 부모들이 자녀의 백신 접종을 주저하는 게 이해할 만하다면서도 만약 자신의 자녀들이 5∼11세라면 "틀림없이 그들에게 백신을 맞힐 것"이라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그들은 아프게 되는 것에서 면제된 게 아니다"라면서 어린이들도 후유증이 지속되는 장기 코로나를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린이들은 취약하다. 그들도 감염이 되고, 그러면 가족 내에서 전염병을 퍼뜨릴 수 있다"며 "따라서 아이들에게 백신을 맞힐 많은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특히 생식능력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도 "전 세계적으로 투여된 수백만회, 수십억회의 백신 가운데 그게 생식능력과 관련이 있다는 징후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