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형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염증성 장질환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소지형 기자]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과 같은 염증성 장질환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골절이 발생할 위험이 20% 이상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확인됐다.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김범준 교수, 소화기내과 박상형 교수·안형진 전문의, 의학통계학과 김예지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해 연구를 진행한 결과,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팀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국내에서 염증성 장질환을 진단받은 환자 1만8천여명과 나이, 성별로 짝을 지은 일반인 18만여명의 골절 위험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이 대조군보다 척추나 고관절 등 주요 부위에 골절이 발생할 위험이 약 24%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염증성 장질환 치료를 위해 스테로이드를 처방받은 환자들의 경우 골절 위험이 대조군과 비교해 약 37% 증가했다. 연구팀은 스테로이드가 골밀도를 감소시키는 부작용이 있어서 골절 위험을 더욱 높인 것으로 해석했다.

염증성 장질환 중에서도 크론병 환자는 스테로이드 투약 여부와 상관없이 대조군과 비교해 약 56∼62% 골절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론병은 주로 소장과 대장 연결 부위인 회맹부에 염증이 발생하는데, 회맹부는 비타민D의 흡수와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회맹부에 생긴 염증이 비타민D 결핍으로 이어져 스테로이드를 투약하지 않았음에도 골절 위험을 크게 높인 것으로 봤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국내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의 골다공증 및 골절 예방 필요성에 대한 의학적 근거를 마련했다"며 "염증성 장질환은 비타민D와 칼슘 대사에 장애를 일으켜 골절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진단 초기부터 골다공증 및 골절을 예방하는 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소화기학 분야의 국제학술지인 '임상 소화기병학 및 간장학'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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