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지 기자] 소상공인 피해지원과 백신·방역 관련 2차 추가경정예산을 당초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안보다 최소 1조원 이상 증액하는 방안이 당정 간에 검토되고 있다.

18일 국회와 정부 당국에 따르면 2차 추경안을 1조~4조원 안팎 증액하는 방안이 당정 간에 논의되고 있다.

정부가 이달초 국회에 제출한 2차 추경 안 규모가 당초 정부안인 33조원보다 최소 1조원 이상 늘어난다는 의미다.

이는 2차 추경안이 국회에 제출된 이후 발생한 4차 대유행 상황을 반영하는 조치다.

가장 큰 증액 소요는 국민지원금(1인당 25만원)과 저소득층 소비플러스 자금(1인당 10만원), 신용카드 캐시백(1인 최대 30만원), 소상공인 피해지원 등 3종 패키지 중 소상공인 피해지원 부분이다.

앞서 제출한 정부안이 국민지원금과 캐시백 등 소비 진작을 통한 소상공인 간접 지원에 중심이엇다면, 수정안은 수도권 4단계 등 거리두기 격상에 따른 소상공인 직접 지원에 좀 더 무게를 싣고 있다.

정부와 국회가 동의하는 가장 큰 추경 예산 증액 소요는 소상공인 손실보상 예산이다.

이달초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은 거리두기 2단계 기준으로 52만개 사업체를 지원하는 내용만 담겨 있어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등 현재 방역조치를 감안해 대폭 수정이 불가피하다.

국회 산자중기위는 지난 14일 소상공인 손실보상 제도화 예산으로 기존에 편성된 6천억원에 6천억원을 늘린 1조2천억원을 의결한 바 있다.

손실보상 예산은 국회 예결위 계수조정 소위 논의가 남아 있지만 기존 예산을 100% 안팎 증액하는데 정부도 일정 부분 동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집합금지·영업제한에 대한 손실은 규모가 얼마만큼이든 정부가 보상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다. 다만 아직 시행령이 완비되지 않은 가운데 사업소득 감소분 등을 추정하는데 시간이 걸리므로 일정 수준의 예산을 미리 편성해놓는 것이다.

당초 정부안 상에 3조2천500억원으로 반영된 소상공인 지원금(희망회복자금) 역시 국회와 정부가 모두 증액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다만 산자중기위 요구액인 2조9천300억원 증액보다는 수천억대 수준을 예상하는 시각이 많다. 정부 역시 지원금 단가를 일정 부분 인상할 수는 있지만 손실보상 증액 규모를 넘어설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당초 4조4천억원 규모로 국회에 제출된 백신·방역 예산 역시 정부 제출안에서 증액이 불가피한 영역이다.

코로나 확진자 급증에 따른 방역 대응과 의료기관 손실보상 예산이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변이 바이러스 대응에 필요한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5천만회분을 추가 구입하기 위한 선급금 예산이 추가되면서 수천억대 증액이 기정사실화돼 있다.

정부 안팎에서는 소상공인 피해지원과 백신·방역상 추경 증액 소요만 해도 1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당은 두 부분에서 증액 규모를 1조5천억~2조원대로 보고 있다.

국민 지원금은 정부·여당의 이견이 큰 영역이다.

여당 요구대로 전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씩 지원금을 지급하면 2조5천억원 안팎이 추가 소요된다. 추경 예산 증액 규모가 총 4조5천억원까지 올라갈 수 있는 것이다.

▲ 자료 검토하는 홍남기 경제부총리[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1인당 지원금 지급 규모를 줄이더라도 전국민에게 지급하자는 입장이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단연코 거부하는 입장이다. 

전국민 지원금 등을 마련하고자 2조원 상당의 국채 상환 방침을 철회하자는 요구에 대해서도 정부는 불가 방침을 천명하고 있다.

소상공인 지원과 백신·방역 예산의 증액을 정부도 인정한 만큼 정부로선 기존 33조원을 넘어서는 부분에 대한 재원 마련 대책을 검토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주 국회 예결위 계수조정소위 등 과정에서 이견을 조율하는 과정이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초과세수를 늘려잡거나 국채 상환 조치를 철회하거나, 전국민 지원금을 용인하는 방안은 검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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