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발 국제우편 화물 속 커피 봉지 안에 숨겨진 MDMA[관세청 제공]

[윤수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항공 이동이 제약을 받으면서 국제우편과 특송화물을 통한 마약 밀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은 올해 상반기(수사 종료시점 기준) 관세국경(세관)에서 마약류 662건, 214.2㎏을 적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적발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59%, 적발중량은 153% 증가했다.

특히 국제우편과 특송화물 속 마약 적발은 지난해 상반기 158건에서 605건으로 뛰었다. 이 가운데 10g 이하 '소량 마약류' 적발이 259건으로 1년 전의 약 3배 수준이다. 

관세청은 다크웹이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해외에서 마약류를 '직구'하는 젊은층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의심하고 있다.

항공여행자가 휴대 반입하려다 적발된 마약은 311건에서 48건으로 급감했다.

마약 성분별 적발량은 메트암페타민(필로폰) 61건 43.6㎏(547억원), 코카인 15건 48㎏(1천441억원 상당), 대마 186건 44.3㎏(18억원 상당), 엠디엠에이 51건 4.9㎏(11억원),  케타민 22건 4.4㎏(5억원) 등이다.

적발된 메트암페타민의 양은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한 것으로, 145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 미국발 해수염(Coral Pro Salt) 통에 숨긴 메트암페타민[관세청 제공]

대량 적발 사례를 보면, 올해 5월 인천공항 세관이 정보분석에 따라 의심화물로 선별된 미국발 특송화물을 개장(개봉) 검사한 결과 해수염(수족관용 소금) 통 안에서 메트암페타민 백색가루가 무려 3천752g 발견됐다.

성범죄에 악용돼 '데이트강간 약물'로 불리는 케타민 적발량도 작년 전체 1천88g이던 것이 올해 상반기에만 4천442g으로 급증했다.

올해 5월 인천공항 세관은 엑스선 검사로 골라낸 의심화물을 개장 검사해 독일에서 국제우편으로 발송된 커피봉지에서 케타민 819g과 엠디엠에이(MDMA) 1천3정을 적발했다.

이번 발표에서 코카인 적발량이 유난히 급증햇는데, 이는 지난해 8월 브라질에서 한국을 거쳐 일본으로 가는 해상 환적화물에서 한꺼번에 47㎏이 적발됐기 때문이다.

이밖에 라오스에서 발송한 화장품 통에 숨겨진 야바(메트암페타민, 카페인, 코데인 등 환각제 혼합 마약) 1만6천423정, 미국에서 도착한 통조림 속 대마초 416g 등도 세관에서 반입이 차단됐다.

▲ 네덜란드발 국제우편으로 반입하려다 적발된 엘에스디[관세청 제공]

눈에 보이는 가루나 알약은 없지만 컬러 인쇄물 형태로 네덜란드에서 들여오려던 엘에스디 70점도 세관에서 발각됐다. 엘에스디는 우표나 스티커 등 종이류에 약물을 흡착한 형태로도 유통되며 이를 혀로 핥는 방식으로 투약한다.

최근에는 흥분제 등으로 잘못 알려진 신종마약(임시마약류) '러시(RUSH)'를 중국이나 대만에서 밀수하려다 적발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관세청은 "검찰청법 개정으로 세관의 마약류 단독수사 범위가 대폭 확대됨에 따라 마약 수사인력 증원을 추진하는 등 수사역량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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