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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일 칼럼] 불통(不通)의 완성
황정일 논설위원  |  hemo@news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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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6.07  15: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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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정일 논설위원

숫자 3의 의미는 제법 긍정적이다.

‘서당개 삼(3)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속담에서 숫자 3은 ‘완성(完成)’을 의미한다. 여든까지 가는 버릇도 세(3) 살에 완성된다.

‘구슬이 서(3)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의 숫자 3은 ‘다수(多數)’를 의미한다.

삼인성호(三人成虎: 근거 없는 말이라도 세(3) 사람이 말하면 곧이듣게 됨)나 삼인행 필유아사(三人行 必有我師: 세(3) 사람이 같이 가면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음)에서도 역시 마찬가지다.

33은 ‘다수의 의지를 완성하다’ 쯤으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그랬나! 1919년 3.1 만세 운동 당시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민족대표가 33인이다(추후 일부 인사의 변절, 운동 주체와 방식 등의 문제로 논란이 있지만 여기서는 논외로 하자).

그 후에 33이란 숫자는 의미 있는 활동에 함께 한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모임인 세계평화무궁화회가 있다. 2004년, 33인의 이름으로 성명을 발표한다.

정대협(挺對協)의 간판을 내리라고.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지은 죄를 속죄하라고(정대협은 정의연의 전신이고, 정의연은 윤미향의 그 정의연이니, 이 단체는 16년 전에도 말썽이었네요).

2014년에는 일본의 올바른 역사 청산을 촉구하는 33인의 시국선언문이 한일기독의원연맹 명의로 나온다.

2019년, 자살률 세계 1위 대한민국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생명 포기 예방 캠페인을 벌인 ‘365생명사랑’운동의 공동대표 역시 33인으로 구성된다.

더 꼽자니 날이 샐까 걱정이다. 심지어 따다다 따다다 하는, 한국을 빛낸 33인의 과학자라는 노래도 있다.

그래서 그랬나? 대통령 문재인은 엊그제 33번째로 검찰총장에 김오수를 채워 넣었다. 야당 동의 없이 임명된 장관급 인사 목록에. 그야말로 화룡점정(畵龍點睛)을 했다.

참 대단하다. 그리고 기막히다. 의도하지는 않았을 텐데 말이다.

혹자는 ‘불통(不通)의 완성’이란다. 본인이 야당 시절 대통령 박근혜를 보고 그렇게 “불통, 불통, 불통” 외쳐대더니, 욕하면서 배운다고 청출어람(靑出於藍)도 이런 청출어람이 없다.

혹자는 ‘딴지의 완성’이라고 한다. 야당인 국민의힘이 사사건건 트집과 훼방으로 어기대는 바람에 동의 없이 33인을 임명할 수밖에 없었다고. .

이것은 불통인가 딴진가? 저짝 패거리는 불통이라 하고 이짝 패거리는 딴지라 하니, 문제도 아닌 것이 문제인 듯하다.

야당 동의 없이 임명된 장관급 33인 중에 맛보기로 몇 명을 살펴보자.

김상조. 위장전입∙다운계약서 작성∙논문자기표절 등의 의혹에도 불구하고 정권의 초대 공정거래위원장에 임명된다. ‘재벌저격수’ ‘낡은 가방’ 등의 별명으로 유명세를 날리며 승승장구 청와대 정책실장까지 올랐으나, 임대차 3법 시행 직전 전셋값을 대폭 올리는 바람에 ‘세입자 저격수’란 불명예를 안고, 전격 경질된다.

강경화. 위장전입∙세금체납∙부동산투기∙다운계약서 작성 등의 의혹에도 임명 강행. 위장전입과 관련해서, “엄마의 마음으로...”했다는 이 분은 외교부장관이었지만 외교보다는 패션 쪽에 의미 있는 족적을 남겼다. 실버스타일로다.

유은혜. 위장전입∙유령교수∙공무원법 위반∙정치자금법 위반∙사무실 월세 불법 대납∙피감기관으로부터의 특혜∙고액후원자 시의원 공천∙교통법규 59차례 위반 등의 백화점식(式) 의혹에도 임명 강행. 당시 ‘내로남불의 종결자’란 별명을 얻었으나, 현재까지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직을 보전하고 있다. 능력자다.

그밖에 허위 병가로 국회 본회의를 땡땡이 치고 대신 가족과 해외여행을 다녀 온 문체부장관 후보 황희, 논문표절은 오래된 관행이었다는 교육부장관 후보 김상곤 등등.

33인 모두의 행적을 나열하는 것은, 노동에 비해 이문(利文)이 적다. 이쯤에서 도돌이표를 치면 크게 틀리지 않을 거다.

33인 중 재미있는 사람이 있다. 당시 검찰총장 후보였던 윤석열이다. 야당은, 적폐 수사한답시고 정치 보복이나 하는 정치검찰이요 살인검찰이라 침 튀기며 임명을 반대한다.

반면에 여당은, 잃어버린 가족이라도 다시 찾은 양 작정하고 후보를 물고 빨고 감싸고돈다. 대통령 문재인은 세상 훌륭한 분을 모셔서 무척 행복하다는 표정으로 임명장을 준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역전이다. 어떻게 역전인지는 다 안다. 이게 뭐지? 대통령이나 여당의 입장에서는 말도 안 되는 짜장이다. 불통이 낳은 낭패다. 의석수 180석의 교만함이 부른 참사다.

대통령의 임기가 얼추 1년 남았다. 이제 고마하자. 33인으로 충분하다. 더 이상은 몽니 다름 아니다. 4년 내내 저짝으로부터 욕만 배불리 먹었는데, 남은 1년 함 변해 보자. 박수는 몰라도 욕지거리는 그만 먹어야 되지 않겠는가.

이명박 하면 명박산성, BBK와 다스가 생각난다. 박근혜 하면 유체이탈, 최순실과 국정농단이 생각난다. 둘 다 영어(囹圄)의 몸이다. 인과응보(因果應報)이나 애처롭고 측은한 마음이 없지 않다.

요 대목, 문재인 대통령은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한다. 어찌 알겠는가. 그리고 싫지 않은가 이짝 분들은. 문재인 하면 ‘불통의 완성’이 꼬리표처럼 붙어 다니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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