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지 기자] 지난 1분기(1∼3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민간 소비 회복에 힘입어 1.6% 성장했다. 

한국은행은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이 전분기 대비 1.6%로 집계됐다고 27일 발표했다.

분기별 성장률은 코로나19 발생과 함께 지난해 1분기(-1.3%)와 2분기(-3.2%)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어 3분기(2.1%), 4분기(1.2%) 반등했다.

앞서 한은은 1분기 성장률이 1.3% 정도면 지난해 뒷걸음친 GDP 규모가 코로나19 영향이 없었던 2019년 4분기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는데, 이날 확인된 성장률(1.6%)은 이보다 높았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1분기 1.6% 성장으로 실질GDP 금액이 2019년 4분기 수준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1분기 성장률을 견인한 건 그동안 부진했던 민가소비의 회복이었다. 

민간소비는 내구재(승용차·가전제품)와 비내구재(음식료품 등) 등의 소비가 늘면서 1.1% 증가했다. 

박 국장은 "설 연휴에 귀성을 못하는 대신 선물을 많이 한데다, 2월 중순 이후 거리두기·영업제한이 일부 완화되면서 대면서비스 소비 쪽에서도 소폭 개선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 국내총생산에 대한 부문별 지출[한국은행 제공.]

향후 소비 회복세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이전소득 등까지 더하면 가계 소득이 늘고 취업자수 등 고용 상황도 개선되면서 민간소비 역시 완만한 회복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코로나19 상황을 아직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서 확산 피해가 대면서비스 소비에 집중되는 만큼 위험 요소는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수출은 자동차, 이동전화기 등을 중심으로 1.9% 증가했고, 수입도 기계·장비·1차금속 등을 위주로 2.4% 늘었다. 다만 수출 증가율은 전분기(5.4%)보다 낮아졌다.

박 국장은 "수출 성장률이 4분기보다는 낮아졌지만, IT(정보통신기술) 경기 개선, 글로벌 경기 개선 등과 함께 수출 증가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밖에 설비투자도 기계류·운송장비 증가와 함께 6.6% 성장했고, 건물 건설 호조와 함께 건설투자도 0.4% 증가했다.

1분기 성장률에 대한 민간소비의 기여도는 0.5%포인트(p)인 반면 순수출(수출-수입)은 -0.2%포인트로 분석됐다.

박 국장은 "수입 증가도 내수 회복에 따르 것인 만큼 순수출 기여도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사실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추가경정예산 집행 등으로 정부 지출은 성장률을 0.3%포인트 높였다.

업종별 성장률은 제조업 2.8%, 농림어업 6.5%, 서비스업 0.8%, 건설업 0.4%, 전기가스수도업 6.2% 등으로 집계됐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1.8% 올랐고, 교역조건 개선 덕에 실질 GDP 성장률(1.6%)을 웃돌았다.

박 국장은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과 관련해 "산술적으로 나머지 2분기부터 4분기까지 분기별 성장률이 0.4∼0.5%를 유지하면 연간 성장률은 3.6%, 0.6∼0.7%면 3.8%가 된다"고 밝혔다.

▲ 경제활동별 국내총생산[한국은행 제공.]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경제가 정부의 당초 2021년 전망치 3.2%를 넘어 3%대 중후반 성장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국제기구와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한국 1분기 성장률 전망치가 '0%대 후반∼1%대'인 사실을 언급하며 "최근 수출·투자·심리 등 경제지표 전반의 우상향 흐름이 시장의 예상보다 더 빠르고 가파르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우리 경제는 경제규모 10위권 내 선진국 8개 중 유일하게 1분기 중 위기 직전 수준을 회복하면서 가장 빠른 회복 속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도 했다.

그는 "지난해 하반기 수출 중심의 '외끌이 회복'을 넘어 내수·수출의 '쌍끌이 회복'을 한 것도 매우 고무적인 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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