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뉴스) 김경선 여가부 차관이 지난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20년 청소년종합실태조사' 결과에 대한 온라인 브리핑을 하고 있다..[여성가족부 제공.]

[오인광 기자] 국내 청소년 10명 중 6명꼴로 결혼을 꼭 하지 않아도 되며 결혼해도 자녀가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원격수업 등의 영향으로 학교생활 만족은 나빠진 반면 어머니와 함께 하는 시간은 과거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전국 5천72가구의 청소년(만 9∼24세) 7천170명과 주양육자 4천808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실시한 '2020년 청소년종합실태조사'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청소년종합실태조사는 정부가 청소년기본법에 근거해 3년마다 실시하는 국가승인 통계다. 가장 최근 조사는 2017년에 이뤄졌다.

청소년 중 만 13∼24세를 대상으로 결혼에 대한 생각을 물은 결과 '반드시 할 필요는 없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전체의 60.9%로 나타났다.

2017년 조사에서 똑같이 결혼에 대해 부정적 응답을 한 비율은 49.0%였는데 3년 사이에 11.9%포인트 상승했다.

▲ 청소년 상대 '결혼 필요성'에 대한 설문 결과[여성가족부 제공]

성별로 나눠 보면 여자 청소년은 65.1%가 '결혼을 반드시 할 필요가 없다'는 데에 동의했고, 남자 청소년은 57.1%가 동의했다.

'결혼을 하더라도 반드시 아이를 가질 필요는 없다'는 데에는 청소년의 60.3%가 '그렇다'고 응답해 이 비율은 2017년 조사(46.1%)보다 14.2%포인트 상승했다. 

정부는 같은 질문을 올해 처음으로 부모 등 양육자에게도 제시했는데, 양육자 59.7%가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데에 동의했다. 아이를 반드시 가질 필요가 없다'는 문항에는 47.2%만 동의해 청소년들과 인식 차이를 드러냈다.

사회 공정성에 대해서는 청소년 47.6%가 긍정적으로 답변해 2017년(46.3%)과 비슷했다.

우리 사회가 인권을 존중하는 사회라는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 응답(62.8%)이 2017년(59.6%)보다 다소 증가했다.

사회에 대한 신뢰도는 10점 만점 기준으로 5.84점으로 평가해 2017년(5.38점)보다 0.46점 올랐다.

통일인식과 관련해 '남북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52.3%로 2017년(57.2%)보다 4.9%포인트 감소했다.

남북한 청소년 교류 필요성에 동의하는 비율은 55.2%로 2017년(63.7%)보다 8.5%포인트 줄었다.

다만 '대북 경제적 지원'에 대해서는 42.4%가 필요하다고 응답해 2017년(38.0%)보다 긍정적 응답 비율이 4.4%포인트 높아졌다.

초·중·고교에 재학하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학교생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학교생활이 만족스럽다'고 답한 비율은 83.0%로 2017년(88.3%)보다 5.3%포인트 하락했다. 

김경선 여가부 차관은 "코로나19로 원격수업을 받는 것에 대한 애로도 있을 것이고 교우관계를 맺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만도 있을 것"이라면서 "이런 부분들을 통해서 청소년들이 좀 일상생활에 더 빨리 복귀할 수 있는 지원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사교육 경험과 관련해 '최근 1년간 사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는 응답은 77.8%로 2017년(82.9%)보다 줄었다. 일주일간 총 사교육 시간(9시간7분)도 2017년(9시간26분)보다 감소했다.

학업을 중단한 청소년은 0.8%로 2017년(0.9%)과 큰 차이가 없었다. 학업 중단 사유로는 신체 건강상의 이유가 48.3%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검정고시 준비'(11.3%), '내 특기를 살리려고'(8.6%), '심리·정신적 문제'(7.6%), '공부하기 싫어서'(7.5%) 등의 순이었다. 

▲ 청소년이 주 중 아버지와 보내는 시간[여성가족부 제공]

청소년 중 어머니와 주중 매일 30분 이상 대화하며 시간을 보내는 청소년은 76.2%로 과거보다 증가했다. 반면 아버지와 주중 매일 30분 이상 시간을 보내는 청소년은 40.6%로 비율은 2011년(72.0%)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양육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이후 가정환경 변화를 물은 결과 42.8%(중복 응답)가 '자녀 돌봄 부담 증가'를 꼽았고 '가구 소득 감소'(41.8%), '생활비 감소'(33.5%) 등이 뒤를 이었다.

양육자들은 코로나19 이후 가장 걱정되는 점으로 '건강상의 문제'(40.5%)를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재정적 어려움'(25.7%), '자녀의 교육·훈련 지연 또는 중단'(17.6%) 등을 언급했다.

청소년(만 13∼24세)들에게 취업 상황을 물은 결과 주요 취업 직종은 서비스(47.4%), 판매(26.3%), 사무(16.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2017년과 비교해 서비스(2.7%포인트↑)와 판매(8.2%포인트↑)직 취업은 늘었지만 사무(5.4%포인트↓)는 줄었다.

청소년들이 취업 중 받은 부당 대우는 고용주나 손님 등으로부터 받은 욕설·폭언(19.5%)이 가장 많았고 이어 무시·왕따(5.6%), 폭행(1.4%) 등으로 집계됐다.

노동법 위반 사항과 관련해서는 '근로계약서 미작성' 경험이 30.2%, '사회보험 미가입'(8.4%), '과도한 초과 근무'(6.4%)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 청소년이 취업 중 받은 부당 대우[여성가족부 제공.]

김 차관은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비대면 활동 프로그램 개발·보급과 청소년 학교생활 만족도 제고 방안 등을 모색하겠다"면서 "청소년이 꿈과 역량을 키우고 건강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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