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뉴스) 사진은 11일 서울 강남구의 대표적 재건축 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에 내걸린 재건축 관련 현수막.

[윤수지 기자] 올해 들어 재건축 단지 등 서울 노후 아파트값이 신축 아파트값보다 2배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조사 통계에 따르면 서울에서 준공 20년 초과 아파트값은 올들어 지난주까지 누적 기준 1.27%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준공 5년 이하인 신축이 0.70% 오른 것과 비교하면 1.8배 오른 셈이다.

서울 5개 권역별로 보면 강남·서초·송파·강동구 등 동남권에 있는 20년 초과 아파트값이 1.60%로 가장 많이 올랐다. 이어 동북권 1.19%, 서남권 1.17%, 서북권 0.95%, 도심권 0.91% 등의 순이었다.

통상 신축 아파트값이 더 큰 폭으로 오르고 노후 아파트값은 덜 오를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을 앞둔 노후 아파트는 곧 새 아파트로 거듭날 수 있기 때문에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을만한 호재가 생기면 가격이 껑충 뛰는 특성이 있다.

정부는 지난해 6·17 대책에서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의 재건축 아파트를 조합설립 인가 이후에 구입하면 입주권을 주지 않기로 했다.

이에 압구정동 등의 재건축 단지들은 이 규제를 피하고자 관련 법이 국회를 통과하기 전 조합설립을 마치려 절차를 밟아왔고, 사업 추진이 가시화하자 매수세가 몰리며 집값도 함께 뛰었다.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은 해당 지역 전체의 집값 상승도 견인했다.

올들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까지 주간 누적 기준 1.05% 올랐다.

구별로는 송파구가 1.64%로 가장 많이 올랐고, 강남구(1.33%), 마포구(1.32%), 서초구(1.30%), 양천구(1.29%), 노원구(1.25%) 등이 상승률 1∼6위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은 모두 재건축 '호재'가 있는 지역이다.

올해 준공 44년째를 맞은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는 전용면적 82.51㎡가 지난달 5일 26억8천100만원(8층)에 신고가로 거래되며 1월 23억원(3층)보다 4억원 가깝게 올랐다.

강남구에서는 조합설립 인가를 앞둔 압구정3구역 현대2차(1976년 준공) 전용 198.41㎡가 지난달 5일 63억원(7층)에 신고가로 매매되며 작년 11월 52억원(14층)보다 11억원이 뛰었다.

1973년 준공해 재건축을 앞둔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06.25㎡의 경우 작년 12월 37억원(5층)에서 지난달 11일 45억원(2층)으로 3개월 사이 7억원이 올랐고, 지난해 재건축을 위한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한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6단지 95.03㎡는 작년 12월 19억원(2층)에서 올해 2월 21억8천만원(!2층)으로 값이 올랐다.

노원구에서도 지은 지 21년 된 월계동 현대아파트 59.95㎡가 작년 12월 6억7천만원(11층)에서 이달 2일 7억4천700만원(6층)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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