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뉴스)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현준 효성 회장이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정우현 기자]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효성그룹 조현준(52) 회장이 항소심에서 일부 혐의가 무죄로 판단이 뒤집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부(오석준 이정환 정수진 부장판사)는 25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조 회장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1심에서 유죄로 인정했던 미술품 관련 배임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고, 전체 혐의 중 16억여원의 횡령 혐의만 유죄로 인정하면서 "피고인이 횡령한 금액이 적지 않고, 횡령액 대부분을 사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보여 죄질도 좋지 않다"고 질타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 금액을 모두 변제함으로써 피해가 복구됐고, 회사 규모에 비춰볼 때 11년 동안 횡령한 금액이 16억원으로 아주 많은 금액이라고 보기 쉽지 않다"고 양형 배경을 설명했다.

조 회장은 2013년 7월 주식 재매수 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신이 대주주인 개인회사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에 유상감자와 자사주 매입을 하도록 해 179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로 2018년 1월 기소됐다.

아울러 2008∼2009년 개인 자금으로 구매한 미술품 38점을 효성 `아트펀드'에서 비싸게 사들이도록 해 12억원의 차익을 얻은 혐의도 적용됐다.

또 2002∼2012년 측근 한모씨와 지인 등을 채용한 것처럼 위장해 허위 급여로 16억여원을 지급한 혐의 등도 받는다.

앞서 1심은 이 중 액수가 가장 큰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 관련 배임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유상감자 과정에서 시가보다 높게 신주를 배정했다는 이유만으로 배임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1심은 또 아트펀드가 사들인 조 회장의 미술품 금액을 정확하게 산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12억원이라는 액수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검찰이 적용한 특경법상 배임 대신 업무상 배임죄를 적용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미술품 구입 배임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미술품의 가격을 평가할 객관적인 자료가 없어 시가보다 높게 구입했다고 단정할 수 없고, 따라서 아트펀드가 손해를 봤다고 인정할 근거가 없다고 봤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는 측근과 지인 등에게 허위 급여를 지급한 혐의는 1심과 마찬가지로 유죄를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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