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8호 태풍 '바비' 예상 이동 경로[기상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박민정 기자] 대만 해상에서 북상중인 제8호 태풍 '바비'가 오는 26∼27일 한반도를 관통한다.

김종석 기상청장은 23일 오전 긴급 브리핑에서 태풍 바비가 이날 오전 9시 현재 대만 타이베이 동북동쪽 약 280km 부근 해상에서 시속 14km 속도로 북동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태풍 바비의 중심기압은 990hPa, 강풍 반경은 약 240km, 태풍 중심의 최대 풍속은 시속 86km다.

태풍은 26일 오후 서쪽 해상을 지나 같은날 밤 서해 남부 해상으로 이동하며, 27일 오전 서해 중부 해상까지 북상하겠고 27일 오후 북한 황해도 부근 연안에 상륙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바비가 제주도에 가장 가까워지는 시점은 26일 오후, 서울에 최근접하는 때는 27일 오전으로 예상됐다.

대풍 바비는 애초 강원도 속초 동해안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관측됐으나 이보다는 서북쪽으로 방향이 약간 틀어졌다.

김 청장은 "태풍이 북상하는 경로 전면에 천둥·번개를 동반한 불안정한 공기가 지나가면서 찬 공기가 태풍 주변에 많이 포진했다"며 "이로 인해 태풍이 북상하다가 서쪽으로 꺾인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태풍의 크기는 현재 소형이나 점차 세져 24일 오후 9시부터 중형으로 발달하고, 강도 역시 26일 오전 9시 '매우 강'에 달했다가 27일 오전 9시 '강'이 될 전망이다.

태풍이 한반도에 들어오는 26일 밤부터 27일 사이 제주도와 전라 해안을 중심으로 최대 순간풍속 시속 144∼216km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그 밖의 서쪽 지역과 남해안에서도 강한 바람(최대 순간풍속 시속 126km)이 불 수 있다.

비는 24일 제주도를 시작으로 26일 남부지방, 27일 새벽 전국으로 확대돼 28일 오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집중강수 예상 시기는 26일 밤에서 27일 사이다.

 

제주도와 지리산 부근의 경우 태풍의 이동경로에 가까운 데 더해 지형의 효과로 최대 300mm 이상(제주 산지 500mm 이상), 전라도에는 최대 150mm의 매우 많은 비가 내리고 전국적으로는 30∼100mm의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김 청장은 "최근 많은 비로 인한 수해 복구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 지역에 다시 매우 많은 비가 내리겠으니 추가 피해가 없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청장은 "이번 태풍은 강수보다는 바람이 강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건물이나 공사 현장, 옥외간판 등의 시설 관리를 철저하고 안전사고, 농작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태풍 우측에 있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세력이 주는 영향과 북서쪽에서 접근하는 건조한 공기 세력의 상대적인 크기가 유동적이어서 태풍의 이동 경로가 다소 서쪽으로 치우치는 등 바뀔 가능성은 있다.

태풍 바비는 베트남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베트남 북부 지방에 위치한 산맥의 명칭이다.

과거 태풍 중 바비와 가장 유사한 태풍으로는 지난해 제13호 태풍 '링링'이 있다.

역대 5위급 강풍을 동반한 링링은 2019년 9월 6∼8일 우리나라 서해안을 따라 북상했으며 7일 0시 기준 중심기압 950hPa, 최대풍속 시속 154.8km, 강풍반경 390km의 강한 태풍이었다. 최대 누적 강수량은 제주도 윗세오름 419.0mm, 최대순간풍속은 흑산도 초속 54.4m에 달했다.

▲ 2019년 제13호 태풍 '링링'[기상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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