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오 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릴 위험이 높은 감성주점, 노래방 등을 '고위험 시설'로 분류해 철저히 관리하기로 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는 22일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큰 고위험 시설을 선정하는 기준과 대상시설, 핵심 방역수칙을 마련하고, 이를 이행할 방안에 대해서 논의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그동안 생활 속 거리 두기 지침이 자율 권고 성격인 데다 위험도가 높은 시설의 세부적 특성을 고려하지 못해 현장에서 제대로 준수되고 있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논의 배경을 설명했다.

중대본은 먼저 '밀폐도', '밀집도', '활동도', '군집도', '지속도', '관리도' 등 6가지 위험 지표를 기준으로 여러 사람이 오가는 다중이용시설을 고위험시설, 중위험시설, 저위험시설로 구분하는 안을 제시했다.

예를 들어 해당 시설 내 공간에서 '대체로 환기가 불가능'할 때는 위험도가 높다고 보고 2점을 매겼고, '일정 수준으로 환기가 가능'하면 1점, '대체로 상시로 환기가 가능'하면 0점으로 위험 정도를 평가하는 식이다.

평가 지표에서는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규모와 비말(침방울)의 발생 가능성, 이용자끼리 일정한 거리를 둘 수 있는지 등도 판단 근거로 삼았다.

중대본은 위험도 평가 결과를 반영해 이른바 '헌팅 포차'나 '감성주점', 유흥주점(클럽, 룸살롱 등), 단란주점, 콜라텍, 노래연습장, 실내 스탠딩 공연장, 대규모 콘서트 장, 실내 집단운동 등 9개 시설을 고위험시설로 구분했다.

▲ 시설별 핵심 방역수칙안[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공]

고위험시설에서 꼭 지켜야 할 핵심 방역수칙도 정했다.

시설별 핵심 방역수칙 안에 따르면 헌팅포차와 감성주점, 유흥주점 등에서는 출입자의 명단을 작성하고 증상을 체크해야 한다. 일하는 종사자들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며 방역 관리자도 지정해 소독도 철저히 해야 한다.

최근 감염 사례가 잇따랐던 노래연습장의 경우, 영업 중간에 1시간 '휴식 시간'을 갖고 실내를 소독해야 하며 손님이 사용한 방은 노래방 문을 닫고 30분 지나 소독을 한 뒤에 다른 손님이 이용하도록 했다. 

해당 시설을 이용하는 이용자 역시 본인의 이름, 전화번호 등을 정확히 명단에 기재하고 음식물을 섭취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가급적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했다.

방역수칙을 위반할 경우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시설 사업주, 이용자에게 3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거나 집합금지 조처를 할 수 있다고 중대본은 전했다.

이와 함께 시설 이용자의 명단을 안전하게 확보하기 위해 QR코드 등 정보통신기술(ICT) 등을 활용하면서 역학 조사 기간 등을 고려해 명단 보존 기간을 4주로 명확히 하는 방안 등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있다.

중대본은 "감염 발생 현황, 거리 두기 단계 등에 따라 고위험시설 대상은 변경될 수 있으며, 위험요소를 개선해 위험도가 낮아질 경우 지방자치단체가 하향 조정할 수 있도록 평가하는 세부 지침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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