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연 기자] 올해 들어 4월까지 실직자 규모가 200만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17일 미래통합당 추경호 의원이 발표한 통계청의 2000년부터 2020년까지 4월 고용동향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올해 1∼4월 실직자 수는 207만6천명으로 실직 시기를 조사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최고였다.
207만6천명은 올해 1~4월 특정 날짜에 실직했고 실직 상태가 4월 조사 시점(올해 4월18일)까지 이어진 인원을 뜻한다. 같은 방식으로 매년 1~4월 실직자를 비교한 결과다.
같은 기간 비자발적 실직자는 104만5천명으로 역시 2000년 이후 최고였다.
특히 비자발적 실직자는 종전 최고치였던 2009년(63만8천명)에 비해 배 가까이 증가했다.
통계청은 매달 중순 경제활동인구조사를 실시하면서 실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실직한 사람 수와 실직 시기, 실직 사유를 파악한다.
실직 사유 중 ▲ 직장의 휴업·폐업 ▲ 명예퇴직·조기퇴직·정리해고 ▲ 임시 또는 계절적 일의 완료 ▲ 일거리가 없어서 또는 사업 부진 등 4개 항목을 고른 경우가 '비자발적 실직자'로 분류된다.
실직 사유 가운데 '임시 또는 계절적 일의 완료'(33만5천명)와 '일거리가 없어서 또는 사업 부진'(34만4천명)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명예퇴직·조기퇴직·정리해고'(20만5천명), '직장 휴·폐업'(16만명)이 뒤를 이었다.
이 중 명예퇴직·조기퇴직·정리해고는 직전 최고치였던 2009년(11만2천명)보다 배 가까이 늘면서 처음 20만명을 넘어섰고, 직장 휴·폐업으로 인한 실직 역시 직전 최고치였던 2009년(8만3천명)보다 배로 늘면서 처음 10만명을 넘어섰다.
실직자는 소규모 사업장에 집중됐다.
올해 1∼4월 전체 실직자 207만6천명 가운데 5인 미만(1∼4인) 사업장에서 85만5천명이, 5∼9인 사업장에서 45만명이 각각 일자리를 잃었다.
같은 기간 사업을 접은 자영업자는 총 14만6천명으로 나타났다. 이 중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11만4천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의 실직이 크게 증가했다.
올해 1∼4월 전체 실직자 가운데 가구주는 86만6천명(41.7%)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4% 늘었다. 가구주 실직자 86만6천명 가운데 52만3천명은 비자발적 실직자였다.
올해 들어 실직자가 급증한 데에는 코로나19가 '직격탄'으로 작용했지만, 경기 부진으로 고용 사정이 어려운 점도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직자 207만6천명을 실직이 발생한 시점별로 나눠보면 코로나19 피해가 본격화하기 이전인 1월과 2월에 43만3천명과 74만9천명에 달했다.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한 3월에는 72만7천명이었다.
추 의원은 "1~4월을 기준으로 보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매년 40만명대 후반에 머물던 비자발적 실업자가 지난해 61만4천명으로 급증했고 올해 들어서도 코로나 피해 본격화 이전인 1∼2월 비자발적 실업자가 전년 동월보다 각각 7만명, 17만8천명 늘었다"며 "지금의 고용대란은 코로나 피해뿐 아니라 현 정부의 경제 실패로 인한 고용 악화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경제 상황 악화를 코로나 탓으로 돌리며 선심성·면피성 대책으로 땜질식 처방을 할 게 아니라, 과감한 규제 혁파와 강도 높은 구조개혁을 통해 경제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