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호 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히 확산 중인 이란에서 이번 주 내에 교민과 주재원을 전세기로 철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8일 "주이란 한국대사관에서 이란에 거주하는 교민과 주재원을 대상으로 한국행 전세기에 탑승할 의향이 있는지 수요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이란에 거주하는 교민과 주재원은 220명 정도로, 개인적으로 귀국한 인원을 제외하고 100명 안팎이 전세기를 이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중국적이거나 이란인 가족이 있어 철수를 고민 중인 교민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되도록 이번 주 내에 이란에 있는 한국인을 철수시킨다는 계획에 따라 이란 정부와 관련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외교부는 이란이 미국의 제재 대상이기 때문에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등 한국 여객기를 전세기로 바로 투입하기 어려워 제3국 항공사를 상대로도 전세기 활용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로선 이란에서 이란이나 제3국 항공사를 이용해 아랍에미리트(UAE)나 카타르 등 주변국으로 이동한 뒤 이곳에서 국적 여객기로 귀국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비공식 브리핑에서 "제재 영향이 없다고 할 수 없지만, 자국민 철수는 인도주의적 일이라 제재 때문에 해야 할 것을 못 하는 상황으로 연결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란발 입국을 통제하는 주변국으로 이동할 경우 교민들이 격리될 수 있다는 지적에는 "이란에서 나갔는데 또 격리되면 곤란하니 그런 일이 없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란에서 지난달 하순부터 코로나19가 심각하게 확산하면서 주변국이 이란발 여객기 착륙을 일시 금지하는 바람에 현재 이란에서는 러시아 모스크바와 카타르 도하 노선만 제한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이란 교민은 귀국하면 지정 시설에서 코로나19 감염 검사를 받게 된다.

의심 증상이 있으면 14일간 격리되고 그렇지 않더라도 14일간 자가격리해야 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6일 현재 코로나19 확진자가 4천747명, 사망자가 124명 발생했다. 중국, 한국, 이탈리아와 함께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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