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광 기자] 카시트 없이 성인용 안전띠만 착용한 상태에서 영유아가 교통사고가 날 경우 중상 가능성은 어린이용 카시트에 제대로 앉았을 때에 비해 2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6세 어린이 인체모형(무게 23㎏, 앉은키 63.5㎝)을 이용해 어린이용 카시트 장착 조건에 따른 교통사고 발생 상황을 모의 시험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이번 모의 시험은 승용차 뒷좌석에서 시속 48㎞로 정면충돌하는 상황을 가정해 ▲ 카시트에 정상 착석한 경우 ▲ 성인용 안전띠만 착용한 경우 ▲ 카시트 안전띠를 팔 아래쪽으로 착용한 경우 등 3가지로 나눠 진행됐다.

▲ 카시트 장착 조건에 따른 사고 모의시험 결과[한국교통안전공단 제공]

그 결과 카시트에 착석하지 않고 성인용 안전띠를 착용한 상태에서 충돌 사고가 난 경우 복합 중상 가능성은 49.7%로, 카시트를 정상적으로 사용한 경우(29.5%)에 비해 20.2%포인트 높았다. 복합 중상 가능성은 목, 머리, 가슴 등의 중상 가능성을 의미하며 사망률이 7.9∼10.6%에 이른다.

특히 충돌과 동시에 어깨 안전띠가 어린이의 목과 마찰을 발생해 불완전 척수 증후군 등 목 중상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시트를 정상적으로 사용한 경우 목 중상 가능성은 19.0%였지만 성인용 안전띠를 착용한 경우에는 38.8%로 사고 가능성이 크게 증가했다.

카시트 안전띠를 팔 아래쪽으로 잘못 착용한 경우에도 카시트에 제대로 앉지 않은 것처럼 어린이 인체모형이 적절히 고정되지 못하고 앞쪽으로 크게 움직여 실제 사고시에는 전방 좌석 등과 부딪혀 중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공단의 교통문화지수 실태조사에 따르면 도시부 도로의 카시트 착용률은 53.3%에 불과하며 미착용자 중 39.9%는 카시트가 있으나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도로교통법' 제50조에 따라 6세 미만의 영유아는 카시트와 같은 유아보호용 장구를 장착해야 한다.

권병윤 공단 이사장은 "몸무게와 앉은키를 고려해 몸에 잘 맞는 카시트를 선택하지 않으면 안전띠가 몸을 제대로 잡아주지 못해 위험할 수 있다"며 "적절한 방법으로 카시트를 장착해 사용하는 것이 우리 아이의 안전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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