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이번 남북 군사실무회담 결렬과 관련하여 우리측이 일방적 태도를 보였다며 억울함을 표하고 나섰다.


회담이 끝난 9일 관영매체를 통해 “북남군사회담 북측대표단 공보”로서 발표한 <북남군부대화선에서 드러난 역적패당의 불순한 속내를 밝힌다>라는 공격적인 제목의 성명에서 북측은 “괴뢰들은 … 군사적 행위를 엄금하자는 우리측의 정정당당한 요구를 끝끝내 거부하면서 회담 도중에 일방적으로 철수하고, 상대측 대표단을 바래주는 초보적인 의례절차도 내버리는 등 … 일찌기 있어본적이 없는 망나니짓을 서슴지 않았다”고 평가하며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 성명에서 북측은 “북남대화선을 통해 드러난 역적패당의 악랄한 대결정체를 밝힌다”면서 다음과 같이 네 가지로 항목을 구분하여 우리측의 회담 태도에 대해 조목조목 비난했다.


① “고위급군사회담 의제설정에서의 앙탈질”: 북측은 자신들이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군사적 긴장상태를 해소”하는 것으로 본(本) 고위급군사회담 의제를 설정한 반면, 우리측은 해당 사건에 대한 “책임적인 조치와 추가도발 방지 확약”과 더불어 구체적으로 “비핵화의 진정성”을 짚은 점을 문제삼으면서 “도저히 용납하지 못할 정도”의 “도전적인 자세”였다고 분노했다.


특히 우리측의 ‘진정성’과 ‘책임 있는 조치’ 요구에 대해 “생억지를 부려댔다”, “못되게 놀아댔다”고 표현하면서 북측은 자신들의 “진지하고 성의있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예비회담을 파탄시키려고 작정한 역적패당의 고의적이고 계획적인 방해책동에 의해 합의를 이룰래야 이룰수 없게 되었다”고 해석했다.


② “대표단구성과 관련한 비도덕적인 처사”: 우리측은 대장급, 북측은 차관급을 고위급회담 대표로 상충되게 제의한 점과 관련하여서도 북측의 불만이 쏟아졌다. 자신들이 “군사조직과 체계가 서로 다른 조건에서 각기 인민무력부 부부장급으로 정하되 구체적인 단장설정은 편리한대로 하자는 합리적인 안을 제시”했다고 밝힌 북측은 우리측이 “이미 밝힌 입장에서 벗어나 느닷없이 인민무력부장급회담이나 총참모장급회담을 하자는 생뚱맞은 제안을 내놓았다”고 전했다.


북측은 우리측의 이런 주장이 “군대의 자세와도 어긋나는 비정상적이고 비도덕적인 것이라고 추궁하자, (남측은) 구차하게도 ‘남측 국방부 차관은 고위 군사당국자가 아니다’라는 … 변명을 늘어놓았다”고 전하면서, 이는 “초보적인 회담 문화도 없는 무례한 처사이며 회담 자체를 거부하는 자들만이 할수 있는 불손한 짓”이라고 평가했다.


③ “회담 날짜 연기 주장의 검은 내막”: 설 연휴로 인해 이번 예비회담 및 본회담 예정일이 늦춰진 점에 대해서도 이 또한 “북남대화를 늦추어보려는 역적패당의 태도”라는 비난 일변도였다. 북측은 자신들이 “밤을 새워서라도 예비회담을 끝내고 3~4일 안으로 본 회담 개최를 주장한 반면, (남측은) 정월대보름과 회담 준비기간을 이유로 2월 말경에 가서나 개최하자는 주장을 내놓았다”면서 “다시 한 번 정월대보름 다음날인 18일로 앞당기자는 절충안을 내놓았을 때에도 자기들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는 고집을 끝까지 버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대화재개를 의도적으로 늦추는 진짜 의도가 무엇이냐”고 반문한 북측은 ‘키 리졸브’, ‘독수리’ 등의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언급하면서, 이 훈련이 벌어지는 2월 말 경에 회담 날짜를 잡는다면 자신들이 반드시 반발할 것을 예상하고 자연스럽게 회담 파탄의 책임을 떠넘기고자 했던 우리측의 계략이 아니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④ “대화를 한사코 거부하고있는 진짜 의도”: 북측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 사건에 관한 자신들의 책임 문제에 대해서 여전히 손사레를 치는 한편, “겉으로 대화에 관심이나 있는듯이 흉내를 내고 속으로는 북남대화 자체를 거부하여 (국제적) 대화 흐름을 막고 대결과 충돌국면을 지속시켜 … 내외여론을 무마시켜보려는것이 역적패당의 흉악한 속내”라는 반이성적 논리로 일관했다.


마지막으로 북측은 “우리 군대와 인민은 그 누구보다 평화를 소중히 여기지만 평화를 절대로 구걸하지 않는다”면서 “더 이상 상종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스스로 대화를 구걸해오던 태도에서 ‘시크하게 돌아서는’ 모양새로 바뀐 것이다.


한편, 국방부에 따르면 이번 남북 군사실무회담은 이틀째인 9일 북측 대표단이 일방적으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군사분계선을 넘어감으로서 갑작스럽게 끝나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용남군 기자 ygshow@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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