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지 기자] 사나운 개가 사람을 무는 사고가 사회적 문제로까지 떠오르자 정부가 일부 맹견 품종을 대상으로 수입을 제한하고, 사육 허가제를 도입한다.

또 쉽게 개를 사고파는'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생산·판매업자를 통해 동물 구매 시 사전교육을 의무화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0∼2024년 동물복지 종합계획'을 14일 발표했다.

현행 규정에서 맹견은 도사견,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아메리칸 스테퍼드셔 테리어, 스테퍼드셔 불테리어, 로트와일러와 그 잡종을 가리킨다.

다른 품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나운 이 개들에 대해 정부는 내년부터 맹견 소유자를 대상으로 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생산·판매·수입업자의 동물 등록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맹견 품종의 수입을 제한하고, 공동주택(아파트)에서는 맹견을 기를 때 허가를 받게 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동물 주인이 등록 대상과 동반해 외출 시 목줄 길이를 2m로 제한하는 내용으로 동물보호법 시행규칙도 개정 중이다.

2022년부터는 개의 공격성을 평가해 행동 교정, 혹은 안락사를 명령하는 등 안전관리 의무를 부과하는 체계를 마련한다.

유기견 발생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돼 온 '쉽게 개를 사고파는' 시스템을 개선하고자 생산·판매업자를 통해 동물 구매 시 사전교육을 의무화한다.

또 동물보호·복지 교육 프로그램을 초·중·고교 교육 과정에 포함하는 방안을 관계 기관과 협의에 나서기로 했다.

동물 학대에 대한 처벌도 강화돼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의 수위를 높인다.

현재는 동물의 사망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유형의 동물 학대에 대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만 규정돼 있다.

또 동물 유기에 대한 제재도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에서 형사처벌인 벌금으로 강화해 경찰 등 수사기관이 개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외에도 동물 학대행위에 대한 유죄 판결 시 소유권을 제한하고, 동물 학대 유형을 한정적 방식에서 포괄적으로 규정하는 방식으로 개선한다.

농식품부는 영업자가 등록대상 동물을 판매할 때 구매자 명의로 동물등록 신청을 한 뒤 판매하는 것을 의무화한다. 또 등록 대상 동물도 현행 '주택·준주택에서 기르거나 그 외의 장소에서 반려의 목적으로 기르는 개'에서 모든 개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반려동물 수 증가에 따라 동물 장묘 방식에 강(强) 알칼리용액(pH12 이상)을 활용해 사체를 녹이고 유골만 수습하는 '수분해장'을 추가하고, 이동식 동물 장묘 방식 등도 다른 법령 조화 가능성을 검토해보기로 했다.

그동안 관리가 허술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사설 보호소에 대해서는 신고 제도를 도입한다. 특히 동물 학대 우려가 있으면 지자체가 해당 동물을 격리하고, 군 입대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때는 소유자가 지자체에 동물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한다.

사역견 '메이' 논란으로 불거진 동물실험 관련 규정도 강화된다.

농식품부는 동물실험윤리위의 위원 수 제한을 없애고, 사후 점검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사역 동물을 실험에 썼을 때 처벌 기준도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서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대폭 강화된다.

농식품부는 "이번 종합계획을 통해 사람과 동물이 공존하는 성숙한 사회로 가기 위한 앞으로 5년간의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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