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지 기자] 겨울철 '블랙 아이스(Black Ice·살얼음)'로 인한 대형 교통사고가 빈발하자 정부가 결빙 취약 관리 구간을 2배로 늘리고, 사고 빈발 구간에 도로 열선을 시범적으로 설치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7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행정안전부, 경찰청과 함께 수립한 '겨울철 도로교통 안전 강화대책'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4일 발생한 상주영천고속도로 47중 추돌사고의 원인이 도로 살얼음으로 추정되는 등 블랙 아이스가 '도로 위 암살자'로 불릴 정도로 안전을 위협하는 데 따른 조치다. 전날에도 경남 합천에서 블랙 아이스로 인해 도로를 달리던 차량 수십 대가 추돌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결빙 취약시간인 밤 11시부터 새벽 7시까지 순찰을 강화하고 수시로 노면 온도를 측정해 2도 이하일 경우 제설제를 살포하는 등 응급 제설작업을 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관계기관 태스크포스(TF)를 통해 결빙에 취약한 구간을 전면 재조사, 현재 193곳인 결빙 취약 관리 구간을 403곳으로 확대해 집중 관리할 방침이다.

올해 안에 급경사·급커브 구간을 중심으로 결빙 취약 구간의 10%에 달하는 180㎞ 구간에 노면의 홈을 파고 배수를 촉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운전자들이 새벽에도 결빙 취약 구간을 알 수 있도록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식 결빙주의 표지판을 설치하고, 내비게이션과도 연계해 주의 구간을 상시 안내할 계획이다.

영동선과 무안광주선 등 5곳의 사고 빈발구간에는 올해 안에 100m씩 도로 열선을 시범 설치하기로 했다. 도로 열선의 경우 100m당 약 2억원의 설치비용이 드는 만큼 향후 설치 효과 등을 검증해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 증평 지개태고개에 설치된 자동 염수 분사 장치[증평군 제공]

살얼음 신속 탐지 등을 위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관련 연구개발(R&D)도 추진한다.

또 사고 발생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결빙사고와 역주행 등 도로 내 돌발 상황을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자동 감지해 관리자에게 알려주는 스마트 폐쇄회로(CC)TV도 설치한다. 

우선 올해 안에 결빙 취약 관리 구간을 중심으로 기존 CCTV를 스마트CCTV 500대로 우선 교체하고, 4차로 이상 간선구간 등에도 2025년까지 매년 221대를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

이밖에 사고 정보를 뒤에 오는 운전자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도로전광표지(VMS)에 경광등·경고음 기능을 추가하고, 전달 체계를 개선해 내비게이션으로 사고 정보를 최대 30초 내로 제공할 계획이다.

겨울철 합동 과적 단속, 도로관리기관 간 협업 체계 강화, 도로 살얼음 안전운전 집중 홍보기간 지정·운영 등도 추진한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이번에 마련한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해 정부의 핵심 국정 목표인 국민 안전 달성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질 것"이라며 "겨울철 도로교통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정부의 관리강화뿐 아니라 운전자의 안전 운행 수칙 준수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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