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2월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홍범호 기자] 청와대는 25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내년 상반기 방한이 확정적"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내년 상반기 시 주석의 방한은 확정적이라고 보서도 된다"면서 "구체적인 시기를 조율하는 과정이 남았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3일 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리는 청두(成都)를 방문하기에 앞서 들른 베이징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하고 시 주석에게 "2021년은 한국 방문의 해이고 2022년은 중국 방문의 해이자 양국 수교 30주년"이라며 "2022년을 한중 문화관광 교류의 해로 지정하고 내년부터 인적·문화교류를 더 촉진하자"고 제안했다고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전했다.

이에 시 주석은 "(그런) 행사를 하겠다"고 답했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내년 상반기 내에 시 주석이 한국이 찾게 된다면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중에 이뤄진 2014년 7월 국빈 방한에 이어 5년 만이다. 문 대통령의 취임한 뒤로는 시 주석의 첫 방한인 셈이다.

시 주석의 방한이 사실상 확정 단계에 접어들면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로 촉발된 양국의 갈등이 내년에 완전에 해결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와 맞물려 사드 배치에 대응해 한류 금지와 한국 여행상품 판매 중단 등으로 대응한 중국의 한한령(限韓令)이 완벽히 해제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 문재인 대통령과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12월 23일 오후 중국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진장호텔에서 양자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청와대는 아울러 내년에 한국이 개최할 예정인 제9차 한중일 정상회의에 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총리가 방문할 가능성이 크게 열려있다고 밝혔다.

시 주석과 리 총리가 잇따라 한국을 방문한다면 북미 대화의 교착 상태에서 좀처럼 진전을 보지 못하는 한반도 비핵화에도 진전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중 정상은 지난 23일 회담에서 북미 간 대화 모멘텀을 유지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는 한편, 중국과 러시아가 16일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한 제재 완화 결의안을 두고도 의견을 교환한 바 있다.

북미가 서로를 향한 적대적 언사와 태도를 자제하고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한 상태에서 시 주석과 리 총리의 방한이 이어질 경우 문 대통령의 비핵화 '촉진자역'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도 "중국이 이번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생각을 전한 것은 아니었지만 한중이 대화 모멘텀을 살려 나가기로 한 데 의미가 있다"며 "그것이 한반도 평화를 견인할 수 있게 긍정적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중 간 교류·협력이 한 단계 더 증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청와대에 따르면 리 총리는 23일 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중국 내 한국 기업이 중국 기업과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다"며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분야를 찾는 동시에 한국의 적극적 투자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중국의 한국 기업이 빈곤 퇴치 등 사회 참여와 관련해 상당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 중국이 진행 중인 반독점 조사에 대한 관심도 당부했다.

▲ 한중일 정상회담을 마친 리커창 중국 총리가 12월 24일(현지시간) 쓰촨성 청두 세기성 국제회의센터에서 공동 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재인 대통령, 리커창 중국 총리, 아베 일본 총리. [연합뉴스 자료사진]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리 총리는 특히 중국의 서비스시장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서비스업 협력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고도 언급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시 주석, 리 총리와 일본까지 포함한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이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체결돼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며 "문 대통령은 내년에 실질적 진전이 이뤄지기 바란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번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가 정례화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를 부여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 한국에서 정상회의가 열린다면 3년 연속 이 행사가 개최되는 것"이라며 "이는 정상회의의 정례화에 필요한 토대를 단단히 다지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리 총리는 24일 한중일 정상회의에 이어 열린 3국 공동언론발표 후 "비공식 이양의식을 하겠다"며 문 대통령에게 "내년 한중일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기대한다"고 덕담을 건넸다고 한다.

저작권자 © 뉴스파인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