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지 기자 ] 금융당국이 공모형 ELS(주가연계증권)를 담은 신탁(ELT)의 은행 판매를 제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12일 이런 내용을 담은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기초 자산을 주요국 대표 주가지수인 5개(KOSPI200, S&P500, Eurostoxx50, HSCEI, NIKKEI225)로 한정한 가운데 공모로 발행되고 손실 배수가 1 이하 파생결합증권을 담은 신탁 상품은 은행에서 판매할 수 있다.

ELT 판매 규모는 올해 11월 말 잔액(37조∼40조원) 이내로 제한된다.

대신 일반 투자자에게는 녹취·투자 숙려제도를 적용해야 하고, 신탁 상품 설명서와는 별개로 신탁에 편입되는 고난도 상품(공모)에 대한 투자설명서도 반드시 교부해야 한다.

이와 함께 이런 상품은 파생상품 투자권유자문인력만 팔도록 하는 한편, 신탁 재산 운용 방법을 변경할 때도 신탁 편입 자산에 대한 적합성·적정성 원칙, 설명 의무, 부당권유 금지 방안을 적용한다.

고난도·고위험 금융상품의 기준은 파생금융상품 등이 포함된 복잡한 상품이면서 원금 손실률이 20%를 초과할 수 있는 상품으로 규정했다.

다만 기관투자자 간 거래이거나 거래소에 상장된 상품은 고난도금융상품의 범주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이런 기준을 적용할 경우 은행은 상품구조가 복잡하더라도 원금의 80% 이상이 보장된다면 판매할 수 있다. 또 단순한 구조의 상품은 원금을 20% 넘게 잃을 수 있더라도 고난도상품의 범주에 넣지 않는다.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등 실물투자상품이나 주식형·채권형·혼합형 펀드, 주가지수를 단순 추종하는 펀드 등이 이에 해당한다. 

고난도 상품은 기본적으로 금융사 자체 판단 사안으로 필요하다면 금융투자협회나 금융위에 판단을 요청할 수 있다.

투자자 성향 분류의 유효기간은 당초 발표안(1∼3년)보다 단축해 1∼2년으로 확정됐다.

애초 금융당국은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의 대규모 원금손실 사태를 계기로 지난달 14일 은행의 신탁 판매를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공개했다.

대책 발표 이후 은행권이 40조원 이상 규모의 신탁 시장을 잃게 됐다며 공모형 ELS를 담은 신탁 판매를 강하게 요구하자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요구를 일부 수용한 셈이다.

금융감독원은 내년 중 신탁 등 은행권의 고위험 상품 판매 실태 관련 테마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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