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지 기자] 정부가 부동산 공시제도 개편을 위한 로드맵 수립을 검토 중이다.

공시가격의 유형별·지역별 균형성 제고하면서 연차별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반영률)을 공개해 '깜깜이 공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함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달 17일부터 시작되는 표준주택 공시가격 예정가격 열람을 앞두고, 다음주 부동산 공시가격 신뢰도 강화를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한다고 2일 밝혔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공시가격 산정의 문제점과 산정 오류 해소 등 신뢰성 강화 방안과 함께 공시가격 투명성 제고를 위한 중장기 로드맵 수립 계획을 공개할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는 올해 공시가격의 금액별(고가-저가주택), 지역별(서울-지방), 유형별(아파트-단독주택 등) 형평성, 균형성 제고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공동주택에 비해 현실화율이 비정상적으로 낮았던 고가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을 최대 3배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공시가격 산정 근거나 절차 등이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 '깜깜이 공시' 논란이 이어져 왔다. 보유세는 물론 건강보험료, 기초연금, 부동산 평가 등 60여가지 행정목적으로 사용되는 중요한 지표 산정이 불투명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감정원이 산정한 표준 단독주택과 지방자치단체가 산정한 개별 단독주택간 공시가격 상승률 격차가 역대급으로 벌어지면서 공시가격 신뢰도에 대한 문제가 드러냈다.

국토부는 다음주 발표할 신뢰성 강화 종합대책에서 연차별로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제고하고 이를 공개하는 내용의 '부동산 가격공시 제도 개편 로드맵' 추진 계획을 공개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주에는 로드맵 수립 계획을 밝히고, 앞으로 관련 연구용역과 공청회 등 공론화 과정을 거친 뒤 내년 하반기께 완성된 로드맵을 내놓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공시제도 로드맵을 법정계획으로 만들기 위한 법 개정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로드맵에는 일정 기한까지 현재 50∼60%대인 단독주택 공시가격과 토지 공시지가 현실화율을 공동주택 수준으로 높이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70%에 못미치는 공동주택의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80% 이상으로 높이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현실화율 공개와 함께 공시가격 결정 과정 등이 종전보다 투명하게 공개되고 공시가격 산정의 첫걸음인 주택, 토지의 시세 조사 기능도 강화된다.

실거래가 사례가 부족한 단독주택이나 토지는 시세 파악을 위해 연간 40만∼50만건에 이르는 민간 감정평가 자료가 활용될 전망이다.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높이고, 토지 공시지가와 주택 공시가격의 역전현상 해결을 위해 앞으로 '공시비율'을 폐지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공시비율은 한국감정원의 공시가격 조사자가 산정한 주택 가격에 일정 비율을 곱해 일률적으로 공시가격을 낮추는 일종의 '할인율'이다. 2005년 주택공시제도 도입 이후 '80%' 비율이 적용됐다.

또 그간 공시비율이 보유세 급등을 막고 집값 변동이 심할 때 공시가격 산정 금액이 시세보다 높아지는 문제를 막는 '버퍼(완충)' 기능을 해온 반면 고가주택, 다주택 보유자의 보유세를 깎아주는 역할을 해 조세 형평성을 해친다는 비판을 받았다.

국토부는 이달 17일 표준주택 예정 공시가 열람에 앞서 다음주 내년도 부동산 공시가격 산정 방향을 공개하고, 올해 문제가 된 공시제도 신뢰성 제고 방안을 비중있게 발표할 예정이다.

대책에는 국토부와 한국감정원은 공시가격 산정 오류를 줄이기 위해 공시가격 산정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내용이 담긴다.

표준-개별 주택·토지 간 공시가격 격차가 크지 않도록 프로그램을 개선하고 대형주택의 공시가격이 소형주택보다 낮은 주택형간 가격 역전현상 등의 오류도 시스템 개선으로 해결하는 것이다.

감정원 주도로 이뤄지던 공동주택 공시가격 심사 절차와 기능도 강화될 전망이다.

그간 정부가 심사 주체인 표준주택 공시가격, 표준지 공시지가와 달리,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감정원 자체의 심사와 검증 기능이 컸다.

앞으로는 공동주택도 정부 주도로 심사가 이뤄지고, 외부 감정평가사 등의 참여를 확대해 단계별 심사 기능을 강화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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