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등이 27일 청와대 앞 분수대광장 천막에 8일째 단식 중인 황교안 대표를 만나고 있다.

[유성연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청와대 사랑채 앞에 설치된 몽골텐트에서 8일째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27일 건강 상태가 급격히 악화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일 단식을 시작한 황 대표는 바닥에 꼿꼿이 앉은 자세로 농성을 해왔지만, 23일 저녁부터 자리에 누운 채로 보내고 있다. 

황 태표의 상태를 살핀 당 관계자들은 의식은 있지만 말을 거의 못 하는 상태라고 전했다.

특히 25일부터는 단백뇨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 

의료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는 신장 기능이 떨어지는 데 따른 것으로, 박대출 의원은 "단백뇨가 시작된 게 사흘째"라며 "신장 부분이 많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신장 기능 저하에 따른 증상으로 몸에 부기도 심해지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추위 속 '노숙 단식'을 이어온 탓에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콧물 등 감기 증세가 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대출 의원은 "여러 가지로 한계 상황"이라고 했다.

황 대표는 하루에 3차례 의료진의 진찰을 받고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친 뒤 의원들과 함께 황 대표를 찾았다.

그는 황 대표를 만난 후 "병원에 가시는 게 어떻겠냐고 권유했다"며 "대표는 '(단식을) 조금 더 이어가야 할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결국 병원에 가시는 것을 거부하는 상황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 (연합뉴스)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가운데)이 27일 청와대 앞 분수대광장 천막에서 8일째 단식 중인 황교안 대표를 만나기 위해 천막으로 들어가고 있다.

박맹우 사무총장은 "의사들은 병원을 가라고 권유하고 우려하는데, 황 대표 본인은 (농성 의지가) 확고한 상황"이라고 했고, 김도읍 대표 비서실장도 "의사들은 안 된다는데, 황 대표는 계속하겠다고 버티는 중"이라고 밝혔다.

전날 밤 최고위원들이 단식 중단을 권유한 데 이어 이날 나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더이상의 단식을 거듭 만류했는데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은 것이다.

황 대표의 농성 텐트에는 이날 오전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과 이계성 국회 정무수석이 다녀갔다.

유 사무총장은 "건강이 많이 걱정된다. (패스트트랙 법안들의) 합의 처리가 잘되도록 대표께서 좀 노력해달라"는 문희상 국회의장의 말을 전했다.

이에 황 대표는 "감사하다. 의장께서 조금 더 큰 역할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답했다.

▲ (연합뉴스) 전광훈 목사(오른쪽)가 27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8일째 단식 중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만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앞서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 총괄대표인 전광훈 목사도 방문했다. 전 목사는 40분 정도 황 대표의 단식 텐트에 머물다 나와 기자들에게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으로서 기도해줬다"고 말한 뒤 황 대표의 상태에 대해 "예상보다는 좋으시더라. 저 정도면 상태가 나쁜 것도 아니고 좋은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후에는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방문해 1분가량 단식 텐트에 들어갔다 나온 뒤 기자들과 만나 "대표님이 주무시고 계셔서 얼굴만 뵙고 나왔다. 기력이 없으셔서 주무시는 것 같다"고 전했다.

심 대표는 '황제단식이라고 황 대표를 비판한 데 대해 사과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치적 비판은 비판이고, 단식으로 고생하시는 데 찾아뵙는 것은 도리라고 생각한다. 정치보다 사람이 먼저"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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