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지 기자] 과거 가구 소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식료품 지출이 1인 가구의 급증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 들었고, 출산율 감소로 교육비 비중도 감소세로 전환했다.

고령인구 증가로 보건·의료 관련 지출은 늘고 있다.

KEB하나은행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공공데이터를 분석해 17일 이 같은 내용의 '국내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소비 트렌드 변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인구의 평균 연령은 1998년 32.3세에서 2018년 41.7세로, 20년간 9.4세 늘었다. 작년 기준 65세 이상의 고령인구 비중은 14.3%로, 유소년 인구 비중 12.8%를 넘어섰다.

작년 합계 출산율은 0.98명으로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평균 초혼 연령은 남성 33세, 여성 31세로 높아졌다.

이에 따라 소비 패턴도 달라지고 있다.

▲ 소비 지출 항목별 지출 비중 변화[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제공]

전체 가구 소비 지출에서 식료품 구입(비주류 음류 포함)은 1990년 26.6%로 가장 비중이 큰 항목이었지만, 2018년에는 14.0%로 줄었다. 특히 20∼30대 가구의 감소폭은 27.3%→10.5%로 급감했다. 

교육비에도 변화가 있었다. 사교육 증가 추세에 따라 가구의 교육비 비중은 1990년 8.2%에서 2009년 13.8%까지 상승했다가 작년에는 7.2%까지 내려왔다. 출산율 감소와 평균 가구원 수가 꾸준히 감소했기 때문이다. 

동시에 의료비 부담은 늘었다.

보건·의료 관련 지출은 1990년 6.3%에서 2018년 7.3%로 증가했다. 특히 60대 이상에서는 7.1%로 11.3%로 상승 폭이 가장 컸다.

황선경 수석연구원은 "앞으로 60∼70대 인구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전체 소비 지출에서 의료·보건 관련 지출 비중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대로 의류 관련 지출 비중은 9.8%에서 6.1%로 감소했다. 특히 50대(10.3%→6.2%)와 60대(10.2%→5.2%) 가구의 감소 폭이 컸다.

1990년 전체 소비 지출의 7.9%를 차지했던 자동차 구입비와 연료비를 포함한 교통비는 작년 13.3%로 증가했다. 식생활(외식 및 식료품)과 주거 비용을 제외하면 가장 비중이 큰 항목이다.

통신비의 비중은 1990년 2.2%에서 2003년 7.3%로 정점을 찍은 후 완만한 감소세로 접어들어 2018년에는 5.3%를 기록했다.

▲ 국내 인구관련 주요 현상[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제공]

세금과 공적연금 등 비소비 지출은 1990년 19.5%에서 작년 23.9%로 높아졌다. 특히 가구주가 근로자인 가구는 21.0%에서 25.7%로 늘었다. 이 중 50대 가구주의 증가폭(22.9%→29.1%)이 가장 컸다.

가구주가 자영업자인 가구의 비소비 지출 비중은 16.6%에서 20.5%로 상승했다. 자영업자 가구에서는 40대의 증가폭(15.9%→19.9%)이 가장 컸다.

소득 수준에서도 근로자 가구와 자영업자 가구의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주의 종사자별 월평균 경상소득 변화 추이를 분석한 결과 1990년에는 자영업자 가구(89만2천원), 근로자 가구(90만2천원)의 소득은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올해 2분기에는 각각 390만원, 535만원으로 그 격차가 145만원까지 벌어졌다.

소비 지출도 과거에는 자영업자 가구가 근로자 가구보다 많았지만, 2000년 이후 역전됐다. 최근에는 각각 월 229만원, 283만원으로 근로자 가구의 소비 지출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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