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산굼부리 억새 절정

어느덧 제주도 가을과 겨울의 경계에 들어섰다.

알록달록 단풍을 즐기지 못했다면 가을이 남기고 간 또 하나의 선물인 억새를 만나보자.

햇빛의 방향과 세기에 따라 은빛부터 금빛까지 화사하게 빛나며 따스함을 전하는 억새를 만나기엔 제주의 오름 만한 곳이 없다.

육지의 어느 곳과도 확연하게 다른 화산 지형의 특성과 식생에 억새가 더해지면 요샛말로 '가을가을'하다.

큰 체력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제주도 억새 명소 오름 몇 곳을 소개한다.

◇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산굼부리'

 

제주의 가을은 섬 곳곳에서 춤을 추듯 나풀거리는 억새로부터 절정의 빛을 발한다.

맹추위가 불어닥치기 전에 보드라운 털옷으로 갈아입 듯 제주는 억새꽃을 피워 일찌감치 겨울채비를 마쳤다.

가장 먼저 억새 명소로 꼽히는 곳은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의 산굼부리다.

굼부리는 화산체의 분화구를 이르는 제주말이다.

▲ 은빛 억새로 물든 제주[연합뉴스 자료사진]

산굼부리는 오름 전체가 억새로 덮여 장관을 이룰 뿐만 아니라 병풍처럼 펼쳐진 오름들과 한라산의 능선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산책로가 잘 조성돼 있어 노인과 어린이도 오르기 어렵지 않다.

특히 정상부에 오르면 탁 트인 가을 풍경은 물론 다양한 식생이 분포하는 분화구 안쪽까지 관찰할 수 있다.

'토종닭 특구' 교래리인 만큼 인근 전문식당에서 토종닭 샤부샤부나 칼국수를 맛보는 것도 좋겠다.

◇ 제주시 애월읍 유수암리 '노꼬메오름'

▲ (연합뉴스) 14일 오전 제주시 애월읍 노꼬메 오름의 모습.

노꼬메오름은 2개의 오름으로 돼 있다.

높고 큰 오름을 '큰노꼬메', 작고 낮은 오름을 '족은노꼬메'라고 부른다.

큰노꼬메 오름의 정상은 해발 883m나 돼 서부권에서 사방으로 제주를 360도 조망할 수 있는 오름 가운데 하나다.

노꼬메 오름은 경사가 다소 가파르다. 30분가량 올라야 정상에 다다를 수 있다.

정상에 다다를 무렵 억새 군락을 만나게 되는데,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제주의 풍광에 더해져 화룡점정을 이룬다.

주차장에서 정상까지의 거리는 2.32㎞다.

◇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새별오름'

▲ 새별오름의 가을[연합뉴스 자료사진]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새별오름도 억새 명소 가운데 하나다.

제주를 대표하는 들불축제 장소이기도 한 새별오름은 가을철이면 오름 대부분이 억새로 뒤덮여 은빛으로 물든다.

가파른 경사의 오름을 오르다 보면 멀리 서쪽 바다까지 탁 트인 제주 서부 지역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해 질 무렵 찾아가면 억새 물결이 석양에 물든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새별오름에 올라 바라보는 석양 풍경은 일품이다.

▲ 억새 활짝 핀 새별오름[연합뉴스 자료사진]

새별오름 입구에는 푸드트럭들도 자리하고 있어 특이하고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

정해진 탐방로를 벗어나 억새밭 안으로 들어가거나 쓰레기를 함부로 버려선 안 된다.

◇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따라비오름'

▲ 따라비오름의 가을[연합뉴스 자료사진]

따라비오름은 가을 오름의 여왕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오름 입구에서부터 펼쳐진 억새 군락은 정상부까지 이어져 억새의 바다를 이룬다.

정상에 오르면 한라산과 오름 군락이 병풍처럼 늘어서 있고 곳곳에서 풍력발전기가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 따라비 오름의 가을 풍경[연합뉴스 자료사진]

오르는 길이 수월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탐방로가 잘 조성돼 있어서 쉬엄쉬엄 걸어도 오르내리는 데 1∼2시간이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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