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호 기자] 미국 국방부는 7일(현지시간) 이달 중순으로 예상되는 한미 연합공중훈련이 기존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에 비해 축소된 규모로 실시한다고 밝혔다.

미 해군 소장인 윌리엄 번 미 합참 부참모장은 이날 국방부 브리핑에서 한미 연합공중훈련과 관련해 "병력과 전투기 수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겠지만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보다 축소된 범위"라며 "이 훈련은 준비태세를 보장하기 위한 한미 공군의 필요조건을 충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번 부참모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오늘 밤에라도 싸울 수 있는(Fight Tonight) 준비태세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1년 전 우리는 당시 한반도 환경에 근거해 훈련을 취소했지만 올해 우리는 연합공중훈련을 실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 사령관과 한국 측 카운터파트가 알맞은 수와 알맞은 형태로 연합훈련을 하는 것을 보장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결정에 대해 "오늘 밤에라도 싸울 수 있는 준비태세와 통합을 유지하면서 외교관들이 북한과 협상을 계속할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번 부참모장의 발언은 연합공중훈련이 기존대로 진행되는지, 축소된 범위로 진행되는지를 놓고 일부 논란이 벌어진 가운데 축소가 맞는다는 것을 확인한 의미가 있다.

이번 축소된 훈련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뒷받침하려는 차원이어서 북한의 대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앞서 북한은 지난 6일 권정근 외무성 순회대사가 발표한 담화에서 한미 연합 공중훈련 실시를 비난하면서 미국의 군사적 움직임을 가만히 앉아 지켜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데이브 이스트번 국방부 대변인은 비질런트 에이스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고 규모가 축소된 연합훈련을 한다는 보도에 대해 지난 5일 성명에서 "연합공중훈련을 예정대로 진행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시 이스트번 대변인은 '비질런트 에이스'를 명시하지 않았는데, 이를 두고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이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는 해석과 규모가 조정된 훈련이 실시될 것이라는 관측이 엇갈리기도 했다.

한미는 과거 12월에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을 했지만 올해의 경우 한 달가량 앞당긴 이달 중순 규모가 축소된 훈련을 하는 셈이 됐다.

지난해에는 비질런트 에이스가 유예됨에 따라 공군은 12월 3일부터 7일까지 F-15K 전투기 등 수십 대의 전력이 참가한 가운데 전투준비태세 종합훈련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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