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지 기자] 가계가 집을 사는 데 돈을 덜 쓰면서 올해 2분기 가계의 여윳돈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2분기 중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올해 4∼6월 가계 및 비영리단체 부문의 순자금 운용 규모는 23조5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2분기(10조7천억원)보다 12조8천억원 증가한 규모로, 2분기 기준으로 2014년 2분기(29조원) 이후 5년 만에 가장 많다.

올해 1분기(26조7천억원)보다는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20조원대를 웃돌았다.

가계의 순자금 운용, 즉 여유 자금이 늘어난 것은 주택구매가 줄었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한은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며 주택구매 투자 수요가 줄어 전년 동기 대비 가계의 순자금 운용 규모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한은에 따르면 가계의 주택구매를 가늠하는 주거용건물 건설투자는 지난해 2분기 29조9천억원에서 올해 2분기 26조9천억원으로 3조원 줄었다.

2분기 중 가계의 자금운용은 금융기관 예치가 25조4천억원 늘었고, 보험 및 연금 준비금이 14조원 증가했다.

1분기 중 3조1천억원 감소했던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는 2분기 중 3조4천억원 증가로 전환했다. 채권은 1조9천억원 줄었지만 1분기(-9조3천억원)보다는 감소폭이 축소됐다.

2분기 비금융 법인(통상 일반기업)의 순자금 조달 규모는 17조6천억원으로 작년 2분기 대비 순조달액이 2조6천억원 늘었고, 1분기와 비교해서도 1조8천억원 증가했다.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외부 자금 조달을 늘린 결과로 분석된다.

▲ 경제부문별 자금운용·조달 차액 규모※자료: 한국은행

한은은 "기업은 생산활동에 따른 수익이 자금 운용의 원천인데 교역조건 악화로 기업 수익성이 둔화하면서 부족한 재원을 자금 조달로 충당했다"고 설명했다.

2분기 정부 부문 순자금 운용은 1조7천억원으로 전년 동기(12조5천억원) 대비 10조8천억원 감소했다. 경기 부진에 대응하고자 정부가 재정지출을 늘린 영향으로 추정된다.

정부의 통합재정수지는 작년 2분기 1조8천억원 적자였지만, 올해 2분기에는 적자 규모가 21조2천억원으로 확대했다.

국외 부문의 순자금조달은 9조원으로 2분기 기준으로 2012년 2분기(4조2천억원) 이후 7년 만에 가장 적었다. 이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줄어든 영향이다.

한편 6월 말 국내 비금융부문의 금융자산은 8천353조5천억원으로 3월 말 대비 91조3천억원 늘었고, 금융부채는 72조원 늘어난 5천586조2천억원이었다.

국내 비금융부문의 순금융자산(금융자산-금융부채)은 2천767조3천억원으로 3월 말 대비 19조3천억원 늘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부채는 1천820조7천억원으로 3월 말 대비 20조4천억원 늘었다.

가계부채 안정성 지표인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비율은 2.12배로 1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국외 부문 금융자산까지 포함한 모든 경제부문의 총금융자산은 6월 말 현재 1경8천145조2천억원으로 3월 말보다 371조8천억원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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