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연 기자] 해군이 지난 5월 발생한 청해부대 '최영함' 홋줄(정박용 밧줄)사고 원인을 은폐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실험 과정에서 군 납품업체의 일부 홋줄 중 강도가 기준치에 못 미치는 제품들이 있었음에도 해군이 그 내용을 완전히 공개하지 않았다는 비판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은 10일 국과수와 해군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해군이 국과수의 홋줄 실험 결과 일부를 누락했다고 밝혔다.

국과수는 사고 이후 해군의 의뢰에 따라 홋줄 인장강도 실험을 했다.

▲ (연합뉴스) 해군이 18일 '최영함 안전사고 민군 합동사고조사' 결과 등을 통해 "홋줄은 60t을 견딜 수 있는 인장 강도를 가지고 있었으나, 이보다 더 강한 장력이 가해져 끊어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최영함 홋줄 파단면 사진. 2019.7.18 [해군 제공]

대상은 사고 당시 끊어진 문제의 홋줄과 대조용 홋줄 등 20종이었다. 모두 해군의 홋줄 납품회사인 A업체의 제품이었다.

국과수는 그 중 오류·오차 없이 실험했다고 판단한 13종에 대한 결과를 해군에 전달했다. 하지만 해군이 공개한 결과는 8종뿐이었고, 나머지 5종은 누락했다. 

문제는 누락된 홋줄들의 인장강도가 모두 기준치에 못 미쳤다는 점이다.

공개된 홋줄의 인장강도는 56∼67.8t으로 1종만 기준치에 미달했다. 그러나 공개되지 않은 5종의 경우 49.4∼55.4t으로 모두 기준치를 밑돌았다.

해군은 홋줄의 최소 인장강도를 60t으로 보고 있다. 사고 홋줄은 60.4t이었다.

해군이 안전상 문제점이 확인된 6종의 홋줄 중 1종만 공개하고 5종에 대한 결과는 제외한 셈이다.

▲ (연합뉴스) 해군이 18일 '최영함 안전사고 민군 합동사고조사' 결과 등을 통해 "홋줄은 60t을 견딜 수 있는 인장 강도를 가지고 있었으나, 이보다 더 강한 장력이 가해져 끊어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최영함 초크 모습. 2019.7.18 [해군 제공]

김 의원은 "누락된 5종의 경우 '아이 가공부'(연결고리) 쪽에서 줄이 끊어졌다"며 "사고 홋줄 역시 초크에 걸리는 부분이 끊어져 매우 유사한 형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을 조사결과에서 제외한 것이 납득되지 않는다"며 "사고 원인을 찾기 위한 실험에서 다른 제품의 이상이 발견됐다면, 이 역시 공개하고 조치를 취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5월 25일 소말리아 아덴만에서 파병 종료 후 복귀한 해군 청해부대 '최영함' 입항 환영행사장에서 갑자기 홋줄이 끊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전역을 한 달 앞둔 병장 1명이 숨지고 상병 3명과 중사 1명이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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