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뉴스) 1990년대에 출생한 다발성경화증 환자의 뇌 MRI 사진(왼쪽)과 1970년대 출생 환자의 사진(오른쪽). 1990년대 출생환자의 뇌 사진에서는 하얗게 변화된 뇌염증이 초기부터 전체에 퍼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제공]

[오인광 기자] 젊은 사람일수록  '다발성경화증' 위험이 높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발성경화증'은 몸의 면역체계 이상으로 뇌와 척수 신경에 염증이 발생해 감각 이상, 어지럼증, 보행장애 등이 나타나는 희귀질환이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성민·국립암센터 김호진·전북대병원 신현준 교수팀은 국내 17개 대학병원 연구진과 함께 국내 다발성경화증 환자 266명의 뇌자기공명영상과 뇌척수액 검사를 분석한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분석 결과, 비교적 최근에 태어난 환자일수록 질병 초기부터 뇌 염증의 정도가 심해지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년을 주기로 뇌 염증성 병변의 개수도 27%씩 늘어났다.

젊은 환자일수록 뇌척수액 검사상의 전신 면역반응은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뇌척수액 검사를 통해 면역반응 이상 정도를 나타내는 지수인 'OCB'와 'IgG'가 1950년대 환자는 각각 20%와 13%였지만, 1990년대 환자는 각각 54%와 75%로 증가했다.

다발성경화증은 당뇨처럼 수십 년 관리하는 만성질환이다. 완치가 어렵지만 적절한 치료로 진행을 억제해 신경장애를 최소화할 수 있다.

주로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집중 투약해 염증을 억제한다. 이후 재발 빈도를 줄이고 진행을 억제하기 위한 완화 치료를 시행한다.

최근 새로운 치료제가 국내에 많이 도입됐다. 특히 자가 주사와 먹는 약이 새로 도입됐다. 고위험 환자들에게 권장되는 고효능 2차 약제 사용도 환자편의성 및 치료효능을 높였다.

김성민 교수는 "다발성경화증은 만성 질환으로 장기 치료가 필요해 약물 순응도가 매우 중요하다"며 "최근 젊은 환자들의 증상은 초기부터 심하거나 잦은 재발을 호소하는 만큼 고효능 약제 사용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결과는 국제학술지 '다발성경화증'(Multiple Sclerosis and Related Disorders)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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