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광 기자] 초·중·고등학생 중 약 6만명이 학교폭력을 당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체 폭행 같은 신체적 폭력보다는 집단따돌림이나 사이버 괴롭힘 같은 '정서적 폭력'이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교육부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올해 4월 한 달간 '2019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전체 학생 410만명 중 372만명(90.7%)이 조사에 참여했고, 이중 약 6만명(1.6%)이 학교폭력을 당한 적 있다고 답했다.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응답률은 재작년 0.9%(약 3만7천명), 지난해 1.3%(약 5만명) 것과 비교하면 3년 연속 증가한 것이다. 

▲ [교육부 제공]

학교급별로는 초등학생 피해 응답률이 3.6%, 중학생이 0.8%, 고등학생이 0.4%였다. 작년과 비교해 초등학생의 피해 응답률이 0.8% 포인트 늘어나 증가폭이 가장 컸다. 중학생은 0.1%포인트 증가했고 고등학생은 동일했다.

가해자 유형은 같은 반 학우가 48.7%로 가장 많았고, 같은 학년 다른 반 학우도 30.1%에 달했다.  

피해 장소는 교실(30.6%)이나 복도(14.5%)가 가장 많았다. 중·고등학교 경우 '사이버 공간'이라는 응답이 10%를 넘겨 세 번째로 많았다.

교육부는 언어폭력, 집단따돌림, 사이버 괴롭힘 등 '정서적 폭력'을 당했다는 응답이 늘어나면서 피해응답률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피해 유형을 학생 1천명당 응답 건수로 보면 언어폭력이 8.1건으로 가장 많았고, 집단따돌림(1천명당 5.3건), 사이버 괴롭힘·스토킹·신체폭행(이상 1천명당 2.0건) 순으로 나타났다. 금품갈취(1.4건), 강제심부름(1.1건), 성추행·성폭행(0.9건) 피해도 있었다.

특히 집단따돌림 피해는 2013년 이후 1천명당 3∼4건 수준을 유지하다 6년 만에 1천명당 5건을 넘었다.

피해유형별 비중에서도 집단따돌림은 전체의 23.2%를 기록해, 작년보다 6.0% 포인트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언어폭력(35.6%), 사이버 괴롭힘(8.9%), 신체폭행(8.6%) 등 다른 피해 유형은 작년과 비슷한 비중을 유지했다.

교육부는 "집단따돌림 경험 학생의 41.4%가 언어폭력을 경험하고 14.7%가 사이버 괴롭힘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집단따돌림이 다른 학교폭력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학교폭력을 가해한 적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전체의 0.6%(2만2천명)로 작년(0.3%·1만3천명)보다 0.3%포인트 늘어났다. 가해응답률은 2013년(1.1%·4만7천명) 후로 계속 감소세를 보이다 6년 만에 증가했다.

▲ [교육부 제공]

가해 이유로는 초등학생은 '먼저 괴롭혀서'(32.1%), 중학생은 '장난으로'(22.3%), 고등학생은 '마음에 안 들어서'(20.7%)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학교폭력을 목격한 적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작년(3.4%·13만3천명)보다 0.6% 포인트 증가한 4.0%(14만9천명)였다.

학교폭력을 목격하고도 방관했다는 비율은 지난해 30.5%에서 0.4% 포인트 줄었고, 학교폭력 피해 후 주위에 알리거나 기관에 신고했다는 비율은 지난해 80.9%에서 0.9% 포인트 늘었다. 교육부는 학생·학부모의 신고 정신과 학교폭력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제고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성윤숙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학교폭력예방교육지원센터장은 올해 가해 응답률이 높아진 데 대해 "지속적인 예방교육으로 학교폭력을 민감하게 인식하게 된 학생이 많아진 결과로 볼 수 있다"고 의견을 냈다.

교육부는 2학기에 학생 약 15만명을 표본으로 뽑아 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할 예정이다. 전수조사만 하면 조사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에 따라 작년부터 1학기는 전수조사, 2학기는 표본조사를 하고 있다.

교육부는 올해 조사 결과를 토대로 연말께 '제4차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기본계획(2020∼2024년)'을 수립해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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