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지 기자] 올해 상반기에 가계대출 증가폭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인 18조원에 그쳤다.

11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은 5조2천억원 증가했다. 증가폭은 전년 동월 대비 1조원, 전월 대비 7천억원 작아졌다.

전년 동기 대비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2조9천억원에서 2조6천억원으로,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 등 기타대출 증가폭이 3조4천억원에서 2조6천억원으로 위축된 결과다.

가계대출 증감 양상은 제1금융권(은행)과 제2금융권(상호금융·저축은행·보험사·여신전문금융회사)에서 다르게 나타났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6월에 5조4천억원 증가해 전년 동월과 전월 대비로 증가폭이 각각 4천억원 확대됐다. 증가폭은 지난해 12월(5조4천억원 증가) 이후 올해 들어 최대다.

주택담보대출이 3조9천억원 늘어 전년 동월 대비 7천억원, 전월 대비 1조원 커졌다. 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이 늘어 집단대출이 증가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은은 "전세자금 수요가 꾸준한 가운데 신규 아파트 입주 관련 잔금대출 수요가 늘면서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버팀목 전세대출 7천억원이 올해는 은행 주택담보대출로 잡히는데, 이를 제외하면 6월 증가폭은 지난해와 같다"고 부연했다.

은행권 기타대출은 1조5천억원 늘었다. 전년 동월 대비 3천억원, 전월 대비 6천억원 축소됐다. 
'가정의 달'인 5월에 신용대출이 많이 늘었다가 증가폭이 줄어든 것이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6월에 2천억원 감소했다. 전년 동월 대비 1조4천억원, 전월 대비 1조1천억원 축소됐다.

주택담보대출이 1조3천억원 줄어 전년 동월 대비 9천억원, 전월 대비 2천억원 축소된 규모다.

기타대출은 1조1천억원 늘었지만 증가폭은 전년 동월 대비 4천억원, 전월 대비 8천억원 작았다.

은행권과 제2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을 합치면 증가폭이 2천억원 축소됐다. 버팀목 전세대출을 고려하면 축소폭은 9천억원이다.

이는 부동산 경기가 둔화한 데다 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대출규제가 강화된 결과로 해석된다.

DSR은 지난해 10월 은행권에 이어 올해 6월 제2금융권에 적용됐다. 이 여파로 기타대출 증가폭이 8천억원 축소됐다.

올해들어 6월까지 금융권 가계대출은 18조1천억원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1∼6월) 33조6천억원 늘었던 것에 견주면 증가폭이 절반 가까이로 줄어든 셈이다.

상반기 기준으로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2016년 50조4천억원에서 2017년 40조2천억원, 2018년 33조6천억원, 올해 18조1천억원으로 둔화 추세다.

금융위는 "가계대출이 통상적으로 하반기에 더 늘어나는 경향이 있어 증가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파인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