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파 당한 트위터 계정을 대행해서 복구해주는 서비스가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시작됐다. 무료 가입 이후 계정 폭파 사실을 알려만 주면 이후 모든 복구절차를 알아서 처리해준다.

 

참개인가치연대와 (사)인터넷문화협회는 15일 서울 중구 뉴국제호텔 16층에서 ‘이제 당당하게 트윗하자!’를 주제로 ‘트윗 119(www.twt119.com)’ 트위터 구조서비스 시연회를 가졌다.

 

트위터에 음란물과 상업성글을 올리지 않았음에도 이유 없이 계정이 정지 당하는 경우가 있다. 일부 사용자들이, 자신들과는 생각이 다른 사용자의 계정을 타겟으로 동일 시간대에 집단적 스팸블록을 실행함으로써 타겟 계정이 삭제되는 소위 ‘트위터 테러’에 당한 것이다.

 

트윗 서버는 동일 시간대에 여러 번의 스팸 블록이 일어나면 타겟 계정에 대해 ‘악성 스팸 트윗을 날리는 계정’ 등으로 인식해 계정을 정지시키게 된다.

 

트위터리안들은 이를 ‘떼블럭에 의한 계정폭파’라고 부르고 있으며 계정이 폭파되면 트윗상의 모든 트윗 뿐 아니라 메시지, 팔로워, 팔로잉 목록이 없어지게 된다.

 

팔로워, 팔로잉 목록이 사라지면서 그동안 쌓아왔던 트윗 세계속의 인간 관계 전체가 붕괴할 뿐 아니라 메시지들이 모두 없어져 트윗 본사에 음란물이나 스팸성 글을 올리지 않았다는 자료에 대한 접근이 원천 봉쇄되는 것이다.

 

특히 트윗 본사에 청원하기 위해서는 영어로 소통해야 하는데 일반인들에게 쉽지 않은 일이다. 결국 게정 폭파는 트윗활동을 접게 되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이같은 배경으로 탄생한 ‘트윗119(www.twt119.com)는 사이트에 접속해 가입만 하면 계정 폭파를 예방 또는 복구를 알아서 대행해 준다.

 

사이트에 가입을 하면 이후 가입자의 168시간동안의 대화글 등을 기록한 로그파일이 자동으로 트윗119 서버에 남는다.

 

이후 계정이 폭파됐을 시 가입자가 트윗 119로 전화 또는 이메일을 보내 이 사실을 알리면 트윗119는 로그파일을 토대로 음란·상업적 글이 없었음을 확인, 로그파일을 첨부한 복구청원서를 영어로 작성해 트위터 본사에 보내는 과정을 대신 처리해준다.

 

 

이날 서비스 시연회를 선보인 박성현 인터넷문화협회 회장은 트위터 폭파를 “정치적 숙청을 위한 미리 계획된 스팸 블로킹”으로 정의했다.

 

박 회장은 “그동안 트윗 공간에서는 정치적 의견을 달리하는 사용자들 사이에 지나칠 정도로 맹렬한 다툼이 벌어졌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 과정에서 떼블럭에 의한 계정폭파가 일어나게 되면 내 정치적 소신을 이야기 하다가는 계정 폭파를 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 회장은 또 “이같은 두려움 때문에 자신의 정치적 생각을 솔직하게 말하는 것을 꺼리게 되는 경향마저 생기며, 실제로 정치적 발언을 자주하는 사용자들은 매번 트윗에 접속할 때마다 자신의 계정이 폭파돼 있지 않을까 하는 공포를 느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폭파에 대한 불안을 가져오고 결국 스스로 위축되는 자기 금제가 생기는데 이는 전형적인 심리전이라는 게 박 회장의 주장이다.

 

인터넷문화협회는 이미 수천 건의 사례가 발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유명인사들의 트위터 폭파사실만이 알려지고 있는데, 지난해 한나라당 당시 미디어위원장직을 맡고 있던 진성호 의원의 계정이 폭파당한 일, 올해 선거관리위원회와 경찰청 보안국의 트위터 계정이 폭파당한 일을 대표적으로 꼽았다.

 

 

박경귀 참개인가치연대 대표는 “자유롭게 의사를 밝힐 수 있는 인터넷 공간에서 이같은 서비스가 만들어진 배경이 슬프다”면서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문화에서만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특정 회사의 프로그램을 개인이 가입해 활용하고 있는 것이라서 국가가 개입할 수 없는 영역이라 트윗119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박 대표는 “트위터 본사와 서비스가 계속 유지되고 사용자가 많아지면 트위터 본사에서도 보다 우호적인 정책을 펼치게 될 것”이라면서 “한국에 대한 서비스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자신의 피해사례를 소개한 한 탈북민은 한국문화에 빨리 적응하고자 가장 활발한 소통수단이라는 트위터를 지난 가을부터 시작했다. 각자 견해와 생각을 얘기하는 것을 지켜보며 트위터에 푹 빠졌지만 느낀 점은 남한에서는 북한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이었다.

 

결국 북한의 실상을 상상하지 못하는 남한사람들에게 알렸더니 어느날 아침 자신의 트위터 계정이 사라진 것을 알게 됐다. 폭파 당한 것이다.

 

이제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북한의 실태에 대해 말하고 싶지만 폭파된 계정 탓에 어려워졌다고 하소연했다.

 

3번이나 트위터가 폭파 당했던 강재천 민주화보상법개정추진본부장은 “트윗119가 한국의 SNS문화에 있어 혁명과 같은 서비스라고 생각한다”며 “향후 사이버공간에서 진정한 표현의 자유를 실현, 보장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된 것”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이날 시연회에 참석한 한나라당 배은희 의원은 “앞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말하면서 뒤에서는 폭파와 같은 일이 발생하는 것에 대해 우려된다”며 “트위터의 역기능을 최소화하고 순기능을 되살리는 데 트윗 119가 앞장서 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트윗119’ 서비스를 제공하는 참개인가치연대는 건강한 개인을 추구하는 자발적 지식인들이 모인 단체로 SNS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시민단체다. 또 사단법인 인터넷문화협회는 바른 인터넷 사용과 네티켓 정착을 위한 지속적 교육과 모니터 활동을 벌이는 비영리단체다.

 

뉴스파인더 최원영 기자 lucas201@news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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