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오 기자] 자녀 양육 책임에 대한 부모의 인식이 최근 들어 급격히 약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의 보건복지전문지 '보건복지포럼'(2019년 5월)에 발표한 '중·장년층의 이중부양 부담과 정책 과제' 보고서(김유경 연구위원)에 따르면 자녀를 언제까지 부양하는 게 적당한지 설문 조사한 결과, '혼인할 때까지'라는 답변이 지난해애 7.1%로 지난 2003년 32.1%보다 25% 포인트나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필요하면 언제까지'라는 답변도 2003년 6.3%에서 2012년 4.6%, 2015년 1.2%, 2018년 1.6% 등으로 내림세를 나타냈다.

이런 설문결과는 이후 2006년, 2009년, 2012년 조사 때까지 큰 변동 없이 이어지다 2015년 조사 때부터 자녀 양육 책임의식에 변화가 나타났다.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제공]

김 연구위원은 이같은 결과에 대해  "최근의 만혼화 경향과 결혼 기피 현상 등이 반영된 결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통계청 인구조사 자료에 따르면 청년층 미혼 인구 비율은 2000년 82.1%에서 계속 증가해 2015년에는 94.1%에 이른다. 성별로는 남성이 2000년 89.1%에서 2015년 96.4%로, 여성은 2000년 74.6%에서 2015년 91.6%로 뛰었다.

남성이 여성보다 미혼 비율은 높지만, 증가속도는 여성이 남성보다 빠르다.

미혼 비율이 증가하는 것은 초혼 연령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2000년 초혼 연령은 남성은 29.3세, 여성은 26.5세였지만 2018년에는 남성 33.2세, 여성 30.4세로 많아졌다.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제공]

청년층 만혼화에는 여러 원인이 있으나 여성의 경우 교육수준 향상으로 경제활동 참여가 확대된 게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김 연구위원은 풀이했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2000년 48.8%에서 2015년 51.9%, 2018년 52.9%로 상승했다.

김 연구위원은 청년층의 경제적 능력 약화도 청년층 만혼화에 큰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청년 실업률은 2000년 8.1%, 2005년 8.0%, 2010년 7.9%로 감소하다가 2015년에 9.1%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17년 전체 실업률은 3.7%에 그쳤지만, 청년 실업률은 9.8%로 3배 가까이 높았던 사실에 비춰볼 때 청년층의 열악한 경제 상황이 결혼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고 김 연구위원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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