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오 기자] 암 환자가 가족 중 가장 의지하는 사람은 배우자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남성이 여성보다 의존도가 더 높았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신동욱 교수,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 박기호 교수, 충북대의대 예방의학과 박종혁 교수, 유타대 아시아캠퍼스 심리학과 정안숙 교수 공동 연구팀은 전국 11개 기관에서 치료받은 암환자 43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설문조사 대상 환자들의 평균 나이는 70.8세로 72.7%(319명)가 치료 당시 혼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연구팀은 가족 구성에 따른 가족들의 간병 역할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분석하기 위해 신체활동, 정서, 경제, 의사결정, 병원방문, 식사 등 총 6개 항목을 지원하는 가족이 누구인지 물었다.

그 결과 배우자에게 기대는 정도는 남성 환자가 모든 항목에 걸쳐 여성 환자보다 높았다.

신체활동 지원 부분을 보면 남성 환자는 배우자에게 86.1%를 맡겼지만, 여성 환자는 이 비율이 36.1%에 그쳤다. 여성 환자는 딸(19.6%)이나 아들(15.8%), 며느리(12.7%)에게 부탁하거나, 본인 스스로 해결하는 경우(12%)도 적지 않았다.

정서 지원 역시 남성 환자는 84%가 배우자에게서 심리적 위안을 얻는 반면에 여성 환자는 이 비율이 32.9%에 불과했다. 대신 여성 환자는 딸(28.5%)과 아들(17.7%)을 통해 이러한 간극을 메웠다.

특히 경제 지원에서는 남성 환자는 배우자(34.2%)에게 가장 많은 지원을 얻었지만, 여성 환자는 배우자(31.6%)보다 아들(40.5%)에게 의지했다.

의존도에 차이는 있지만, 남성과 여성 모두 자식보다는 배우자에게 간병을 맡기기를 원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배우자에 대한 간병 참여는 신체활동 지원에서 71.2%, 정서 지원 68.6%, 의사결정 지원 41.7%, 병원방문 지원 49.1%, 식사 지원 64.6%로 나머지 가족 구성원과 큰 차이를 보였다.

아들과 딸의 역할은 지원 항목에 따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지원(아들 30.7%, 딸 9.5%)과 의사결정 지원(아들 24.6%, 딸 10.2%)에서는 아들이 딸보다 높았지만, 정서 지원은 딸이 13.9%로 아들 9.3%보다 높았다.

다만 환자의 나이가 들수록 대체로 배우자 의존 비율은 줄고, 자식이 이를 대체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간병 부담도 가족 구성에 따라 적절한 역할 분담이 가족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아울러 가족들의 간병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적 뒷받침도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암학회 국제학술지 '암 연구와 치료'(Cancer Research and Treatment)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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