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뉴스)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된 배우 겸 가수 박유천(33) 씨가 3일 오전 검찰 송치를 위해 경기도 수원시 수원남부경찰서를 나와 호송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이강욱 기자] 줄곧 결백을 주장하다가 구속 이후 혐의를 인정한 배우 겸 가수 박유천(33) 씨가 지난해 여름부터 마약에 손을 댄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박 씨를 이날 오전 10시 수원지검에 구속 송치했다.

박 씨는 수원남부경찰서를 나서면서 "거짓말을 하게 돼서 그 부분 많은 분께 죄송하다는 말씀하고 싶었다"며 "벌 받아야 할 부분을 벌 받고, 반성하면서 살겠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2∼3월 전 연인이자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31) 씨와 함께 3차례에 걸쳐 필로폰 1.5g을 구매해 6차례에 걸쳐 서울 용산구 한남동 황 씨 오피스텔 등에서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해 여름 당시 자신이 살던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혼자 1차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도 받는다.

박 씨는 뒤늦게 당시 황 씨로부터 필로폰을 건네받았다고 진술했고 투약을 한 이유에 대해서는 "호기심에 하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4일 다른 마약 투약 혐의로 황 씨를 체포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황 씨로부터 박 씨와 함께 마약을 투약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박 씨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올해 초 서울의 한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마약 판매상의 계좌에 박 씨가 40만원을 입금하고 20∼30분 뒤 특정 장소에서 마약으로 추정되는 물건을 찾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확보하고 지난달 16일 박 씨의 하남 자택과 차량 2대 등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하고 체모를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다.

앞서 지난달 10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결백을 주장한 박 씨는 압수수색 이후에도 "황 씨 부탁으로 누구의 것인지 모를 계좌에 돈을 입금했을 뿐 마약은 하지 않았다"며 계속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박 씨는 지난달 19일 자신의 다리털에서 필로폰이 검출됐다는 국과수 감정 결과가 나오고 이를 토대로 경찰이 신청한 사전구속영장을 법원이 발부, 같은 달 26일 수감된 이후 심리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인 그는 사흘만인 29일 "나 자신을 내려놓기 두려워 혐의를 부인해왔지만 인정할 건 인정하고 사죄할 건 사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마침내 혐의를 인정했다.

이후 경찰은 박 씨로부터 지난해 여름 투약건 등 2차례의 추가 투약 혐의를 자백받았다. 

경찰은 앞으로 박 씨보다 먼저 기소된 황 씨에게 필로폰을 건넨 것으로 파악된 황 씨의 일반인 지인 등을 상대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황 씨는 박 씨와 함께 투약한 필로폰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신원이 파악되지 않은 판매상으로부터 구매했지만, 과거 박 씨와 상관없이 투약한 필로폰은 이 지인으로부터 건네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박 씨 사건만 마무리됐을 뿐 황 씨 지인 등 공급책을 상대로 한 수사는 계속된다"며 "박 씨 말고는 마약과 관련해 황 씨나 황 씨 지인과 연관된 연예인 혹은 재벌 3세 등 유명인물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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