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야권통합을 결의하기 위해 11일 오후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임시 전국대의원대회(전대)는 행사 전부터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치러졌다.


전대 시작 2시간 전부터 행사장 밖에서 통합 찬성파와 반대파 간에 조성된 긴장감은 몸싸움으로 끝내 폭발했다.

몸싸움은 반대파의 한 대의원이 행사장 밖에서 대의원증을 교부하던 30대 초반의 여성 당직자를 "지문 날인을 왜 받느냐"며 갑자기 뺨을 때리면서 시작됐다.

이에 인근에 있던 당직자들이 거세게 항의하고 경호업체 직원들이 폭행한 대의원을 막아서자 다른 반대파 대의원들이 가세하면서 순식간에 20여명이 뒤엉켰다.

이 과정에서 반대파 대의원에게 머리채와 멱살을 잡힌 당직자들과 경호업체 직원들이 흥분하면서 욕설과 고성을 동반한 몸싸움이 10여분간 이어졌다.

게다가 반대파 대의원들은 사진을 찍는 취재진들을 밀치며 "왜 사진을 찍느냐"고 거세게 항의하기도 하는 등 긴장감이 고조됐다.

여기에 행사 사회자인 김재윤 의원은 행사장 입장 도중 반대파 대의원들에게 뒷덜미를 잡히는 봉변을 당하기도 했다.

행사는 오후 2시부터 열렸지만 오전부터 행사장 밖에는 열기가 뿜어져 나왔다. 통합을 반대하는 대의원들은 마이크를 잡고 통합의 부당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윤정숙 서울시당 환경위원장은 "민주당이 역사에서 사라지는 백척간두의 날이 왔다"면서 "당원주권을 반대하는 독선적인 통합을 반대해달라"고 선동했다.

몸싸움의 빌미가 된 지문인식에 대해 "대의원은 범죄자가 아니다"라는 등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반대파 대의원들은 서너 차례 대의원 교부처에 연결된 랜선을 끊는 등 실력 행사를 벌이기도 해 접수 과정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행사장 밖의 분위기가 과열되자 정장선 사무총장이 나서 상황이 진정될 수 있도록 직접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반대파는 스티커와 플래카드로 분위기를 다잡기도 했다.

'한나라당 출신 손학규, 민주당을 죽인다'라는 스티커가 행사장 밖과 입구 곳곳에 붙여졌고, 행사장 앞 나무엔 '밀실정치, 야합정치 지도부는 떠나라' '선 당내혁신 후 야권통합', '민주당 해산하는 현 지도부는 자폭하라'는 플래카드가 걸려 당직자들을 당혹케 하기도 했다.

 그러나 독자 전대를 주장해 온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대회장 입장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절차대로 되겠지"라고 말했다.

전대 준비위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리허설을 진행했다.

통합 결의가 표결에 부쳐져 결정될 상황을 염두에 두고 찬반 연설자의 등장과 표결 진행 상황에 대한 리허설도 벌였다. 1층에는 전자투표기 100여대가 준비됐다.

준비위는 2층에 입장한 대의원들이 행사 도중 무대가 설치된 1층으로 진입하는 것을 막으려고 일찌감치 12시부터 진입을 통제하고 출입문을 하나만 개방했다.

그러나 전대 시작 전 1천여명의 대의원들이 한꺼번에 몰려들고 일부 반대파가 대의원증 없이 진입하려고 시도하며 출입문에서는 고성이 오가고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극도의 혼란이 벌어져 개회 시간이 30여분간 늦춰지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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