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지 기자] 보호주의에 따른 글로벌 통상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세계 경제의 2.3% 가량이 주요 무역 리스크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14일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데이터를 바탕으로 세계 경제가 보호주의에 바탕을 둔 주요 무역 리스크에 노출된 규모를 분석한 결과, 세계 총생산(GDP)의 2.3% 수준으로 집계됐다.

국가별로 영국(10.4%)과 노르웨이(6.7%), 중국(4.3%), 멕시코(4.3%) 경제가 큰 리스크에 노출됐고, 한국은 GDP의 2.9%가 무역 보호주의의 영향권에 있는 것을 분석됐다. 

이는 중국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스마트폰에 동아시아 국가들과 미국의 자원과 부품이 혼합돼 사용되는 것처럼 공급망이 국경을 종횡으로 넘나드는 세계 무역의 현실을 반영해 산출한 것이라고 메이바 커즌·톰 올릭 이코노미스트는 설명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가 지목한 최대 주요 리스크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미국·중국 무역전쟁,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자동차 관세 부과 등 세 가지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글로벌 GDP의 0.9%가 브렉시트 무역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고 진단했다.

영국과 아일랜드가 각각 경제 규모의 10% 안팎에 대해 리스크에 직면했으며 노르웨이, 룩셈부르크 등 영국과 무역 연관성이 높은 작은 유럽 국가 경제도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유로존 전체로는 역내 GDP의 2.7%가 영향권에 있다. 올해 유로존 성장률 전망치가 1.1%라는 점에서 리스크가 현실화하면 큰 타격이 된다.

전 세계 GDP에서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리스크는 1%를 차지한다. 중국 경제가 3.9%로 가장 큰 리스크에 노출돼 있고 미국도 1.3%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 경제는 0.8%, 대만 경제는 1.7% 위험에 처한 것으로 분석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과의 관세 전쟁이 끝나가자 포문을 EU와 일본으로 돌리고 있다. 이때 미국의 최대 '무기'는 자동차 관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수입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하면 세계 GDP의 0.4%가 영향을 받게 된다고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분석했다.

멕시코가 GDP의 4%만큼 영향을 받을 수 있고 한국이 1.9%, 독일 자동차와 연계가 많은 헝가리는 1.7%, 독일은 1.2%, 일본은 1.1% 등으로 타격이 예상된다.

보호무역은 'R(경기침체·Recession) 공포'가 고개를 들고 있는 글로벌 경제에 최대 위협 요인으로 지목된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장관은 지난 11일 미 CNBC와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무역전쟁을 피해야 한다. 글로벌 차원으로나 유럽 차원으로나 경기 둔화에 직면해 있으며 그 이유가 바로 전 세계를 둘러싼 통상 갈등 때문"이라며 "미·EU의 무역갈등은 정치적, 경제적 실수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기타 고피나트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우리는 무역갈등의 고조를 중대한 리스크로 본다"며 "미국과 중국간 진전이 있었고 가까운 미래에 합의에 이를 수도 있지만, 자동차와 같은 다른 부문들에서 갈등 고조를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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