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지 기자]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주요 기업에서 5억원 이상의 고액보수를 받은 임원과 직원이 최소 1천586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7일 재벌닷컴이 2018회계연도 결산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2천821개사에서 1천586명이 5억원이상 보수(급여·퇴직금·스톡옵션·기타근로소득 포함)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보고서 제출 대상인 2천821개사는 상장기업과 주주수 500명 이상 외부감사 대상 비상장사 등으로 국내 주요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1천586명 중에 급여와 상여 등 순수 근로소득으로만 5억원 이상을 받은 경우는 1천50명이었고, 나머지 536명은 퇴직금이나 스톡옵션 등을 합쳐서 보수가 5억원을 넘었다.

5억원 이상 연봉 수령자 중 10대 그룹(자산 기준) 소속 임직원은 모두 452명(28.5%)이었다.

삼성그룹과 SK그룹 임직원이 각각 91명으로 가장 많고 현대차그룹 72명, LG그룹 56명, 롯데그룹 39명, GS그룹과 한화그룹 각 32명 등 순이다.

지난해 회사에서 5억원 이상을 받은 임직원 중에는 회장·부회장 등 최고경영자나 전무·상무 등 임원급이 아닌 일반 직원도 모두 111명 포함됐다.

전체 고액보수 수령자 가운데 약 7%를 차지하는 이들은 부서장이나 은행 지점장, 차장, 과장, 사원 등 폭넓게 포진했다.

111명 중 근로소득으로만 5억원 넘게 받은 사람은 33명이고 78명은 근로소득 외에 퇴직금과 스톡옵션까지 받으면서 명단 공개 대상이 됐다. 

이 가운데 퇴직금이나 스톡옵션을 받지 않은 순수 '연봉킹'은 스타 TV프로듀서인 나영석 PD로, 지난해 CJ ENM에서 40억8천만원을 받았다.

같은 회사 신원호 PD가 27억5천만원을 받아 2위였고 김연추 전 한국투자증권 차장(현 미래에셋대우 본부장)이 지난해 한투증권에서 23억3천만원을 받아 3위에 올랐다.

구기일 SK증권 부장(16억6천만원), 강정구 삼성증권 영업지점장(16억2천만원), 정원석 부국증권 차장(15억8천만원), 정승용 KTB투자증권 과장(14억8천만원), 박준화 스튜디오드래곤 PD(13억3천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급여와 상여로만 5억원 이상 번 이들 33명을 업종별로 나눠보면 증권업이 15명으로 가장 많았다. 

또 CJ ENM(나영석·신원호)과 스튜디오드래곤(박준화), YG엔터테인먼트(한동철·조서윤·제영재) 등 PD가 5명이었고 썸에이지(최진혁·박인우 부장), 넷마블네오(송상봉·김현구 직원), 펄어비스(배현직 팀장) 등 게임업 소속도 5명 있었다.

또 동원산업 소속 선장도 4명 포함됐다. 이들 중 3명은 이명우 동원산업 사장(6억5천만원)보다 많은 보수를 받았는데 어획량 등 성과에 따라 5억∼6억원대의 상여금을 받았다.

스톡옵션이나 퇴직금을 포함한 경우에는 김은수 셀트리온헬스케어 차장이 지난해 78억7천만원의 스톡옵션을 포함해 총 79억8천만원을 받아 비임원으로는 가장 큰돈을 벌었다.

또 안은수 신라젠 부장(보수총액 54억원), 장봉재 카카오 API플랫폼 담당리더(50억7천만원)도 50억원 안팎의 거액 스톡옵션을 받았다.

급여·상여 등 근로소득 기준 스톡옵션을 뺀 연봉이 가장 큰 현직 경영인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이었다.

이 회장은 지주사인 CJ에서 71억9천만원, CJ제일제당에서 65억원, CJ ENM에서 23억원 등 총 160억원1천만원을 받았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138억원을 받아 2위였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대한항공·한진칼·한국공항·한진·진에어 등 5개 계열사에서 모두 107억2천만원을 받아 3위에 올랐다.

오너 일가가 아닌 전문경영인 가운데에는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이 급여 12억5천만원, 상여금 56억6천만원 등 총 70억3천만원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스톡옵션을 포함하면 박신정 더블유게임즈 부사장이 스톡옵션 226억원 등 총 236억5천만원의 보수를 받아 현직 경영인 1위를 차지했다.

전현직 임직원을 통틀어 지난해 최고의 연봉킹은 코오롱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난 이웅렬 전 회장이었다.

그는 코오롱과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생명과학, 코오롱글로벌, 코오롱글로텍 등 5개사에서 퇴직금을 합쳐 총 455억7천만원을 받았다.

이처럼 사업보고서를 통해 공개된 5억원 이상 연봉 수령자는 이 정도지만 실제로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종전부터 연봉 공개 대상이던 등기이사와는 달리 2018회계연도부터 새로 연봉 공개 대상이 된 미등기임원과 일반 직원은 5억원 이상 수령자가 모두 적시되지 않고 상위 5명까지만 명단이 공개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