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서울시와 대치되는 부동산 정책을 내놨다. 투기과열지구인 강남3구에 대한 규제를 해제하고 뉴타운사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재건축아파트의 거래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서민을 위한다는 공통된 목표를 놓고 있지만 뉴타운사업과 재건축사업을 전면 재검토하는 등의 서울시 정책에 대해 정부는 문제점을 지적해 왔다.

 

시장 활성화로 인해 주택 공급이 늘어야 결국 집값 안정화로 이어질 것이란 게 정부의 생각이다.

 

서민을 위한다는 정부·서울시 정책 달라

 

정부는 이번 정책 시행으로 부동산 시장을 필요이상으로 제약하던 과도한 시장규제가 해소됨으로써 주택거래가 시장기능에 따라 정상화 될 것으로 봤다.

 

특히 거시적으로 주택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시각과 대학생, 저소득층을 직접 지원해 서민 주거안정기반이 공고해지는 방안을 모두 마련했으며 이는 건설업계의 경영난 해소에도 도움을 줄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이는 최근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뉴타운 제한 및 재건축 규제와 대치되고 있다. 실제로 권도엽 국토부 장관은 최근 서울시의 부동산 정책을 ‘반서민적’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신규주택이 원활히 공급될 수 있도록 해야 시장 정상화가 이뤄지고 서민의 주거비 부담도 경감되는 상황에서, 서울시가 뉴타운사업을 전면 재검토 함으로써 발생하는 도시의 균형개발 차질 등 반작용과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에 불과한 두꺼비하우징 정책은 신규 주택을 발생시키지 않는다는 게 국토부의 주장이다.

 

현재 박원순 시장은 은평구를 중심으로 한 서울시 곳곳의 재개발, 재건축 사업을 전면 재조정하며 사업 추진이 계획 단계이거나 늦어지는 사업들은 대부분 중단키로 했다. 그 대신 두꺼비하우징이라는 사업이 대안으로 진행된다.

 

두꺼비하우징사업은 저소득층이나 장애인, 노인 등에게는 무상으로 주택 개·보수를 해주고, 일반 주민들은 현재 살고 있는 집을 고쳐서 사는 방식을 말한다.

 

따라서 두꺼비하우징은 기존 주택의 리모델링에 그치기 때문에 주택을 늘리는 효과가 미미하다.

 

아울러 뉴타운 계획이 전면 철회됐을 시 짜임새 있는 도시발전이 저해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균형발전 및 전략적인 개발을 표방한 서울시의 큰 그림이 반쪽짜리 사업으로 그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주택 공급의 70~80%를 차지하는 재개발·재건축사업이 위축돼 전·월세 대란과 같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이같은 서울시의 정책으로 공급 부족이 일어나면 결국 구입자금이 부족한 서민들은 서울 밖으로 밀려날 수 밖에 없다며 권 장관은 우려한 바 있다.

 

 

과도한 규제 풀어 침체된 부동산 살리기

 

이번 부동산 정책으로 강남3구의 투기과열지구 지정이 해제된다. 그동안 부동산 과잉을 막던 장치로 작용해 왔지만 부동산 시장침체를 우려한 정부는 시장과열시 도입한 과도한 규제라 판단,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7일 국토해양부는 부동산시장의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하는 ‘주택시장 정상화 및 서민주거안정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부동산 시장 과열시 투기방지를 위해 주택소유와 거래를 제한하는 제도가 도입됐으나 현재 시장상황에서는 이런 규제가 어려움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이날 브리핑에 나선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은 “지금 같은 시장 냉각기에 과도한 규제정책을 유지한다면 정책의 효과가 오히려 마이너스로 심화될 우려가 있다”며 “이같은 조치들을 걷어주는 것이 효율적인 시장운영의 거래정상화나 국민 모두의 주거복지를 증진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부는 먼저 강남, 서초, 송파 등 소위 강남 3구에 지정했던 투기과열지구를 해제해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과도한 거래 제한 및 분야권 전매제한을 완화키로 했다. 분양권 전매 제한과 청약자격 제한이 완화되고 재건축 조합원이 보유한 아파트도 팔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그동안 전매제한 기간은 1~3년으로 설정돼 있었지만 강남3구는 3~5년으로 다른 지역보다 배 이상 거래가 제한돼 있었고, 재건축을 위해 조합이 설립되면 조합원지위 양도가 청산시까지 금지돼 사실상 거래가 제한돼 있던 게 사실이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인해 조합설립 인가된 26개단지 1만 9,000명의 재건축 조합원의 지위양도가 가능해지고, 조합설립을 추진 중인 22개단지 2만 2,000명도 향후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조치는 12월 중 국토부 주택정책심의위원회의 심의, 의결을 거쳐 해제할 예정이다.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상징적인 강남집값의 붕괴는 곧 다른 지역에까지 연쇄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컸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만 투기지역에 적용되던 주택담보대출규제와 1세대3주택이상자 양도세 가산적용은 현행대로 유지된다. 직접적으로 시장의 개입을 제한하는 투기과열지구에 비해 간접적인 규제라는 점에서 투기지역에 대한 해제는 보류됐다.

 

2주택 보유자가 집을 팔 때 양도차익의 50%, 3주택 이상 보유자는 양도차익의 60%를 부과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도도 폐지된다.

 

폐지되면 주택시장 매수세가 강화돼 거래가 활성화되고 전세 물건 공급도 늘어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투기수요 억제를 위해 2005년부터 시행 중인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도는 내년 중 정부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할 계획으로 도입 7년만의 폐지다.

 

국회에 계류 중인 분양가상한제 폐지 법안도 지속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주택법 하위법령을 대폭 정비해 주택건설에 사용된 비용이 분양가에 합리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하고 분양가 공시 항목도 축소해 다양한 주택이 공급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계획이다.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은 개발이익 환수라는 제도 도입취지를 감안해 제도자체는 유지하되, 현재의 재건축 위축상황을 고려해 2년간 부과중지할 계획이다.

 

주택 청약제도도 과거 주택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던 시기에 마련된 무주택자 위주의 규정이 시장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개선했다.

 

택지지구내 장기간 미사용용지나 대도시 주변 개발가능지 등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실태지조사를 거쳐 이용방안을 마련하고 토지거래 허가구역도 지가가 안정되고, 투기우려가 낮은 지역은 해제할 계획이다.

 

뉴타운 사업도 활성화 된다. 뉴타운 기반시설 설치비 지원이 내년 500억원으로 확대할 계획으로, 향후에도 수요를 모니터링해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침체를 거듭하며 심각한 재정난에 허덕이는 건설업계를 살리기 위해 경영정상화와 구조조정지원방안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민간의 부실 PF사업장도 정상화 뱅크에서 적극 인수하는 등 유동성 지원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건설사 P-CBO추가 발행과 대주단 협약 운영기간 연장도 추진한다.

 

최저가낙찰제를 기존 300억원 이상 공사에서 100억원 이상 공사로 확대하는 방안은 2년간 유예됐다. 하도급업체 일용직 건설근로자에게 전가될 수 있는 어려움을 고려했다. 건설업계는 건설산업 선진화를 위해 최저가낙찰제 폐지를 주장해 왔다. 낮은 공사비로 인해 부실시공 및 품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게 건설사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한편 이날 부동산 정책 발표 기대감에 오전 10시 55분 현재 건설업종 주가는 2.37% 급등하고 있어 투자자들은 건설업계 회생 가능성을 점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집살 돈 저렴하게 빌려주고 임대주택 공급도 늘려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올해말까지 지원키로 했던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지원을 1년간 연장해 내년말까지 1조원 한도에서 지원하고, 금리도 4.5%에서 4.2%로 내리기로 했다.

 

지원대상도 부부합산 연소득 4,000만원 이하에서 5,000만원 이하로 확대해 구입자 부담을 완화했다. 재원 1조원을 모두 활용할 경우 약 1만 5,000가구가 내집 마련에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월세 가구의 주거지원 강화를 위해 전세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다양한 주거비부담 완화방안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저소득 세입자를 위해 전세임대주택 1만 5,000가구를 공급키로 했다. 전세임대주택은 LH와 지자체 등이 수요자가 원하는 기존주택을 임차해 저소득가구에 시세보다 저렴하게 재임대하는 주택을 말한다.

 

쪽방 등 비주택 거주자나 소년소녀가장 등에 대한 지원물량을 기존 1,000가구에서 3,000가구로 확대할 계획이며 전월세 소득공제 적용요건도 폐지해 1인가구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주거용 오피스텔 세입자에 대해서도 2~4%의 저리로 전세자금을 빌려줄 계획이다.

 

대학생용 전세임대주택은 대학기숙사 수준의 임대료로 1만가구를 내년 신학기에 맞춰 내달부터 공급키로 했다. 대학가 주변에서 월세형 임차방식이 많은 점을 고려해 보증부 월세방식도 도입키로 했다.

 

그 외 대학가 하숙집 노후주택 개량하거나 대학이 소유부지에 기숙사 건설시, 2~4%의 저리로 자금을 빌려줄 계획이다.

 

또 도시내 중소형, 임대주택이 많이 건설될 수 있도록 보금자리주택은 지구여건에 따라 분양주택 용지 일부를 5년임대 또는 10년임대로 전환해 임대물량을 확대공급할 계획이다.

 

도시 중소형, 임대주택 건설 활성화 추세를 이어나가기 위해 다세대, 연립, 도시형생활주택에 대한 연 2% 저리 건설자금지원을 내년말까지 연장키로 했다.

 

뉴스파인더 최원영 기자 lucas201@news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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