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일 강원 인제군 상남면 미산 2리 방태산 자락에 자생하는 고로쇠나무에서 달콤한 수액 한 방울이 떨어지는 모습. [인제군 제공=연합뉴스 자료사진]

산도, 물도 흥얼거리는 아름다운 산골 마을이 달콤함에 빠졌다.

천 년의 영약 고로쇠 수액 채취가 한창인 인제 미산 고로쇠마을에서 아름다운 자연의 맛과 멋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

주말까지 이어지는 꽃샘추위에 토요일에는 눈 또는 비가 예보돼 우산도 챙기고, 옷도 따뜻하게 챙겨입는 게 좋겠다.

▲ [인제군 제공=연합뉴스 자료사진]

◇ 산도 물도 흥얼흥얼…천년의 영약 '고로쇠'

인제군 상남면 미산계곡에 자리 잡은 미산(美山)마을은 명칭 그대로 '아름다운 산마을'이다.

한강 최상류인 내린천 1급수가 흐르고, 방태산(1천446m)과 맹현봉(1천236m)에서 피어나는 각종 야생화는 하늘정원이다.

마을을 끼고 흐르는 내린천은 래프팅으로 유명한 내린천 본류의 상류다.

시원한 물소리와 바람 소리에 이맘때면 미산마을에서는 방태산 자락에 자생하는 고로쇠나무에서 떨어지는 달콤한 수액 소리로 가득하다.

매년 열렸던 고로쇠축제가 주민 고령화 등 이유로 올해는 무산됐으나 수액 채취까지 손을 놓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 2015년 인제 고로쇠 축제[인제군 제공=연합뉴스 자료사진]

미산 1리는 '미산 고로쇠마을'로도 불린다.

방태산 고로쇠 수액은 해발 1천400m에서 자생하는 30∼80년생 고로쇠나무에서 채취한다.

단맛이 적고 나트륨, 철분, 마그네슘 등 무기물이 풍부하다.

특히 칼슘과 칼륨이 생수보다 20배 이상 함유됐다. 이 때문에 예로부터 뼈를 튼튼하게 해 준다고 해 '골리수'(骨利樹)로 불린다.

고로쇠에 얽힌 재미있는 옛날이야기도 있다.

신라 고승인 도선국사가 좌선을 오랫동안하고 일어서려는 순간 무릎이 펴지지 않았다.

이에 나뭇가지를 잡고 일어서려는 순간 나뭇가지가 부러졌다. 부러진 나뭇가지에서 물이 흘러나왔다.

이를 기이하게 여긴 도선국사는 동자승을 시켜 그 물을 가져오게 하고는 직접 마셔보았다.

그러자 아픈 무릎이 언제 아팠냐는 듯이 곧게 펴지고 온몸의 관절들도 건강해졌다.

도선국사는 이 나무를 뼈에 이롭다는 의미로 '골리수'라 불렀다. 그 뒤로 이 수액의 약효가 널리 알려졌다고 한다.

▲ 달콤한 고로쇠 수액 채취 한창[인제군 제공=연합뉴스 자료사진]

인제지역에서는 미산리 방태산을 비롯해 남북리, 가아1리 등 10개 마을의 국유림과 상수내리 등지에서 4월 말까지 고로쇠 수액을 채취한다.

방태산 고로쇠는 해발 600m 이상 고지대에 있고, 일교차가 14도 이상으로 큰 데다 천연산림에서 자생하는 고로쇠나무가 지천에 있어 최상의 맛으로 손꼽힌다.

아쉽게도 축제는 열리지 않지만 인제전통시장에서 고로쇠 수액을 맛볼 수 있다.

고로쇠마을 주변에는 왕성골, 파리목, 어유소 약수골 등 깨끗한 계곡도 있다.

소화기병이나 피부병에 큰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천연기념물 531호로 지정된 개인약수(開仁藥水)터를 찾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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