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호 기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12일(현지시간) 북한을 향해 '말이 아닌 행동'으로 비핵화의 진정성을 보이라며 다시 전면에 나섰다.

지난 4일 "향후 수주 내에 평양에 팀을 보내기를 희망하고 있다"며 대화의 손짓을 보낸 것을 끝으로 정중동 행보에 들어간 지 8일 만이다. 

그는 북핵 문제가 미국과 전 세계에 대한 '위협'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때 만지작거리던 '단계적 비핵화론'을 접고 '일괄타결식 빅딜론'으로 좌표를 재설정한 상황에서 북미협상의 총괄역인 폼페이오 장관도 비핵화 약속의 이행을 촉구하며 북한을 향한 '단일대오'에 합류한 것으로 보여진다. 

▲ (워싱턴 AP=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1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12일 미 텍사스주 지역방송사 등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약속에 대해 "말이야 쉽다"며 "우리가 봐야 하는 건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매체들이 연일 '완전한 비핵화' 입장을 보도하며 미국 측에 '단계적 동시 행동'을 촉구하고 나선 상황에서 미 행정부는 계속 빅딜을 위한 행동을 압박하면서 북미 간 '포스트 하노이' 기 싸움도 가열되고 있다.

동창리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말을 아껴온 폼페이오 장관은 에너지업체 연례 행사인 'IHS 세라위크' 참석차 텍사스 휴스턴을 찾은 이 날 텍사스 지역 방송사 5곳과의 인터뷰에서 대북 언급을 연거푸 쏟아냈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약속에 대해 "말이야 쉽다(talk is cheap). 우리는 오로지 행동만을 가치 있게 여길 것"이라고 비핵화 실천조치에 대한 이행을 촉구했다.

지난달 27∼28일 베트남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 카드를 꺼내며 제재 해제를 요구했던 북한을 향해 빅딜 타결을 위한 '플러스알파(+α)'의 행동을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폼페이오 장관은 김 위원장이 직접 얼굴을 마주한 자신에게 무려 6차례에 걸쳐 비핵화를 약속했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알렸다.

폼페이오 장관은 그동안 4차례의 방북 가운데 3차례 김 위원장과 면담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두 차례의 정상회담에 배석한 것을 더하면 '5차례'가 되기 때문에 그가 이날 언급한 '6차례'가 정확히 어떻게 산출된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나 북한을 주어로 '약속', '약속하다'를 뜻하는 'commitment', 'commit'란 표현도 9차례나 썼다.

이와 함께 북핵에 대해서도 '위협'(threat)이라는 표현을 6차례나 반복했다. 하노이 핵 담판이 결렬된 가운데 북핵을 미국과 전세계의 안전을 해치는 '진짜 위협'으로 분명히 규정, 북한에 대한 경고장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이 수장으로 있는 국무부도 이날 제재 문제를 적극 꺼내 들며 압박 메시지를 타전했다.

국무부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보고서에 대해 환영 성명을 내고 "제재를 실행하는 국제적 결속은 북한의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 개발 능력을 계속 저해할 것"이라며 국제적 대북제재의 고삐를 더 바짝 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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